매일신문

매일춘추-아버지의 역할

오래 전부터 자녀교육은 어머니의 몫이라고 생각했으나, 최근 아버지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이다. 아버지는 자녀교육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프로이드(Freud)와 같이 유·아동기의 초기경험을 강조하는 성격학자들은 2세부터 5세까지를 성역할을 배우는 시기라고 한다. 프로이드의 오디푸스 콤플렉스는 아들이 어머니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을 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남자아이들은 남성으로서의 역할과 장래 가정생활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 때 아버지는 경쟁자인 동시에 모방의 대상이다. 이 시기에 매일 술마시고 어머니에게 욕설과 폭력을 사용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다면 그 아동이 다음에 어떤 아버지가 되고, 어떤 가정을 만들 것인지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딸도 마찬가지다. 몇 해전 미국의 한조사에서 남편의 폭력을 피해 따로 생활하는 여성들의 약 80% 정도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사용하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에 딸이 자신과 비슷한 남성을 만나 자신이 지금 아내에게 하듯이 욕설과 폭력에 시달릴 것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출생순위가 성격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 애들러(Adler)는 맏이를 '폐위된 왕'이라고 표현했다. 동생이 생긴 후 부모가 동생에게만 관심을 가질 때 맏이는 소외감을 느끼고, 소심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이 된다.

심할 경우 다시 아기처럼 기거나, 말을 이상하게 하거나, 젖병을 요구하는 등의 퇴행적 행동을 보이게 된다. 이 때 맏이는 아버지, 동생은 어머니 차지라는 편가르기가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동생이 맏이의 장난감을 요구해서 다툼이 있을 때 어머니가 '형이 양보해라' 할 때, 아버지는 '형한테 그러면 되니?'라는 식으로 맏이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맏이는 자신이 여전히 관심을 받고 있다고 느낄 것이고 맏이의 성격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자녀들 앞에서 절대로 아내를 흉보거나 낮추어서는 안된다. '네 어머니는 이래서 안돼'라는 식은 자녀교육에서는 금기사항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천과학대학교수·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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