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비 엇갈림 '충격의 휴일'

현충일이자 휴일인 6일 오후 사상 최대규모의 검찰 간부급 인사가 전격적으로 단행되자 검찰 주변은 한마디로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당초 2명이 잔류할 것으로 전해지던 사시 8회가 전원 퇴진한 것은 예상밖이어서 '경악'으로까지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인사는 지난 5일까지 8회 지방 검사장 1, 2명이 사표 제출을 거부, 7일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내주로 다시 연기될 경우 검찰 조직내의 갈등과 내분, 특히 항명으로 인사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처럼 비쳐질 것을 우려한 청와대와 김장관의 결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알려 졌다.

김태정(金泰政) 법무장관은 이날 오후 대전 국립묘지에 현충일 행사 참석차 대전 국립묘지에 내려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은밀히 면담을 한 끝에 인사안을 최종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당초 '지역안배 배제'라는 원칙을 세웠다가 막판에 이를 뒤바꿔 세대교체, 발탁 등과 함께 지역 안배를 주요 인사원칙에 포함시키는 바람에 최종 인사안이 급박하게 수정됐다는 후문이다.

또 통상 하루전에 '빅4'등 주요보직을 맡게될 당사자들에게 사전통보를 해왔던 것이 관례였으나 이번에는 인사 발표 직전까지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

용퇴를 끝까지 거부했던 이재신(李載侁) 수원검사장은 전날인 5일 밤 사표를 제출, 거취를 정리했고 당초 잔류가 점쳐졌던 김수장(金壽長) 서울 검사장과 최경원(崔慶元)법무차관은 이 검사장에 앞서 5일 오후 사표를 냈다고 법무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는 일반직으로 바뀐 법무부 교정국장을 제외한 검사장직 39개 자리가 전원 교체되는 바람에 당초 하마평과 달리 의외의 인물이 중용된 반면 승진 영순위로 점쳤던 검사장들이 좌천성 전보발령을 받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또 파격적인 발탁인사가 이뤄지면서 사법시험 동기가 같은 지역의 고검장-지검장을 나란히 맡거나 같은 지검장급에서도 선후배의 우선 순위가 뒤바뀐 사례가 많았다.

사시 9, 11회의 검사장 12명 중 8명이 고검장으로 승진한 반면 10회 2명과 11회 2명은 승진대열에서 탈락, 사실상 강등에 가까운 전보인사를 당해 명암을 달리했다전주지검장과 대검 형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사시 10회의 박주환(朴珠煥)·한광수(韓光洙) 검사장은 동기는 물론 11회 후배들에 까지 밀려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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