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교육자, 인문사상가, 정치가였던 한솔 이효상(李孝祥·1906~89)의 시비가 그의 10주기를 맞아 팔공산 동화사 입구 자연공원내에 세워진다.
한솔 이효상 시비건립위원회(위원장 구상)는 18일 오후 3시 시비 제막식과 함께 시선집 '가슴이 바위인가'를 동시에 출간, 그의 문학세계와 창작정신을 기린다. 한솔의 손자인 이한범씨가 설계한 한솔시비에는 대표작의 하나인 '산'의 전문과 원로시인 구상씨의 비문이 서예가 이홍재씨의 글씨로 새겨져 있다.
'언제 보아도 침묵을 지키고/언제 보아도 늠름한 기색이요//바위와 시내들을 거느리고/초목과 금수들을 고스란히 기르오//누구보다도 태양을 일찍 맞이하고/누구보다도 태양을 늦게 보내오//낮이면 구름과 동무하고/밤이면 별들과 남모를 속삭임//네 발은 땅에 있으되/너의 머리는 하늘에 솟았소//내 즐겨 너를 향해 앉음은/깊이 네 모습을 그려 함이요//또 자주 네 품을 찾아 듦은/네 심장의 맥박을 호흡코자 함이요//마침내 네 발 밑에 와 삶은/너같이 항시 묵묵코자 하는 것이오'('산')
한편 한솔의 시세계를 집약한 시선집 '가슴이 바위인가'(문학세계사 펴냄)는 그가 생전에 펴낸 다섯 권의 시집에서 뽑은 '바다' '바위' '나의 강산아' '성모 마리아' 등 58편의 시가 4부로 나뉘어 실려 있다.
한솔은 지난 28년 '천주교회보'(현 가톨릭신문)에 시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시창작 작업을 시작, 48년 첫 시집 '산'을 펴내고 동인지 '죽순' 등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했다.
이어 60년까지 '바다' '인생' '사랑' '안경' 등 시집을 차례로 내놓았고 시선집 '나의 강산아'와 '한솔 이효상문학선집'(전5권) 등 많은 저서와 번역서를 출간했다.
구상씨는 "선생이 자주 오르내린 팔공산에 돌 하나를 세워 천성의 시인으로, 고매한 교육자로 살아간 그의 드맑은 시심과 전인적 삶을 기린다"고 회고하고 비문에 적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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