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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비아그라 판촉

눈에 보이는 이익 앞에선 예의고 체면이고 없는 세상이다. 국가 원수가 남의 나라 방문을 하는데도 세일즈 외교를 하는 것이 당연시될 정도여서 개인이나 업체간의 상거래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정부나 민간을 막론하고 성공의 기준은 오로지 이익을 챙겼는지 손해를 보았는지로 따지는 것이 일상화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기준에서 동서고금에 가장 멍청한 거래의 표본으로 중국 춘추시대 송(宋)나라 양공(襄公)의 경우를 든다. 적국인 초(楚)나라의 허술한 틈을 이용해 공격하는 것을 어질지못한 처사라며 전열이 정비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전쟁에서 되레 패배한 양공의 얘기는 오랜 세월 조소거리가 돼온 것이다. 당시는 지금같은 실리외교의 개념이 보편적이지 않았지만 그같은 어리석음에 대한 통찰은 고금이 다를 바 없다. 경제위기속에 놓인 우리가 북한에 달러와 비료를 보내고 있는데도 그들은 관광객불법억류와 서해침범으로 보답하는 햇볕정책을 보면 왠지 송양지인(宋襄之仁)의 고사가 자꾸만 생각난다. 일방적 혜택을 주기만하는 햇볕정책이 정부의 말대로 평화보장을 가져온다는 생각보다 우리국민의 억류에도 속수무책인 정부의 무력한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에게 좌절감을 심어주고 있는 것 같다. 내 것 주고 뺨맞는다면 우리의 대외 관계 실리는 무엇인지 묻지않을 수 없다. 국민의 심리상황이 이런 때에 밥 돌 전(前)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비아그라 판촉방한은 우리에게 미묘한 깨우침을 준다. 미국의회 제1당의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사람이 발기부전치료제를 세일즈하기위해 우리 보건복지부장관을 만났다는 것은 어찌보면 노령의 주책으로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고개숙인 남자를 걱정하는 척하며 실리를 계산하는 그의 적나라한 모습은 웃고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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