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세된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올해로 꼭 21년째 자리에 누워 지냅니다. 젊은 시절,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청춘을 병마에 날려 보낸 것은 물론이고, 결혼은 엄두도 못낸 채 어느새 환갑을 앞둔 나이가 됐습니다. 자연히 이웃이나 친구들과 교류가 끊어지고, 가족들과도 단절된 채 칠순 넘은 노모만이 그의 병 바라지를 하고 있습니다. 식사는 물론, 대소변을 받아내는 일도 '꼬부랑 어머니'의 힘으로는 벅차기만 합니다. 자리를 보전하고 누운 아들은 제 손으로는 아무 것도 못합니다. 팔꿈치로 겨우 기어다닐 수 있을 뿐입니다.
제손으로 머리도 감지 못하고, 목욕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궁색한 집안에는 '풀풀' 냄새가 나고, 사람 사는 곳 같지 않습니다. 게다가 얼마 전 그 남자는 집안을 기어다니다가 다쳐 뼈에 금까지 간 상태라 몸에는 손도 못대게 합니다. 조금만 건드려도 아프다고 마구 소리를 질러댑니다.
어느 날, 이 남자의 안타까운 소식이 반야월성당 사회분과(분과장 김홍광.코오롱 근무)에 알려져 회원들이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린 그 남자는 "목욕을 시켜드리겠다"는 제의에 '대뜸' 반말과 거부반응부터 보였습니다."아프게 하면 맞을 줄 알어?"
맞을 각오를 하고 우선 한시가 급한 목욕 봉사부터 하기로 하고 돌아서 나오다가 늙은 모친이 다리조차 들 수 없는 아들의 변을 숟가락으로 긁어내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침대에는 변 찌꺼기와 냄새가 등천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며칠뒤 반가운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 분과의 총무인 송기섭(대구시 동구 요한 카 대표)씨 등이 언젠가 TV에서 본 고가의 '이동 목욕차량'을 본따서 '휴대용 목욕시설'과 모자를 위한 '특별 침대'를 만든 것입니다. 회원들은 이동목욕 세트와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침대를 트럭에 싣고 찾아갔습니다.
'휴대용 목욕시설'은 욕조.가스순간온수기.연료장치로 연결돼 있어서 수도꼭지만 연결하면 이동식 목욕시설로 손색이 없습니다. 이 특별 침대는 머리 부분과 엉덩이 부분만 쉽게 여닫도록 제작돼 늙으신 어머니가 머리를 감기거나 용변을 보게 할 때 힘을 덜도록 위생성을 높였습니다.
119의 도움을 받아서 목욕을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수도꼭지를 연결해서 욕조 가득 물을 받고, 송기섭.이병기.김태환.김홍광.서월교씨 등 다섯명의 '반야월 남자'들이 꼬박 2시간 넘게 매달려서 겨우 목욕을 끝냈습니다.
그 남자의 환해진 얼굴이 일주일에 한번씩 이동 목욕 봉사를 하는 반야월 다섯 남자에 대한 화답입니다. 아름다운 마음에 창조성이 보태진 이 '재가(在家)복지'는 바람직한 첨단 사회복지의 한 형태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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