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과 26일의 1차 회담에 이어 1일 열린 2차 남북 차관급회담마저 '황장엽(黃長燁) 인터뷰'라는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암초로 표류하자 이 회담이 과연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일고있다.
북한이 지난달 1차 회담때 '서해사태'를 들고 나왔을때만 하더라도 북한이 입은피해를 감안해 일정기간 냉각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었으나 북한이 1일 2차 회담에서 '황씨'를 들고 나온데 대해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이다.
우선 황씨 인터뷰가 아무리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일(金正日) 총비서를 매도했다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서해사태에 견줄만한 일인가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 월간지와 여러 차례 극단적 대북 비난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 북한망명객 사이의 대화가 그리 큰 의미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굳이 북한 입장에 서서 이유를 찾자면 남북차관급회담이 열리는 중요한 시기에 국가정보원의 보호를 받고 있는 황씨가 정보당국의 의도에 따라 대북 비난 인터뷰를 했다고 여길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라면 회담 대표단이 충분히 납득할만큼 설명했을 것이고 북한이 계속 이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면 그것은 결국 남북차관급 회담에 성의 있는 태도로 임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북한이 이날 회담을 무산시키면서 다음 회담 일자를 당초 북한에 보내기로한 비료중 미선적분 10만t의 첫 선적일에 갖자고 했다는데 대해 '뻔히 속이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지금처럼 이러저런 이유로 회담 진행을 거부하는 것으로 미뤄 비료만 받고 무슨 이유를 끌어다 붙여서든 이산 가족 문제 협의를 무산시키기란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이다.
북한이 정작 이런 태도로 이번 회담에 임하고 있다면 우리 정부는 비료만 받아챙기려는 북한의 사기극에 속아 넘어간 것이나 다름 없다.
지난 6.3비밀합의 당사자들은 물론 통일부장관과 대통령까지 남북 차관급회담을 높이 평가하고 추석전 이산가족 고향방문이 이뤄진다는 등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한 근거가 무엇인지 설명해야 한다.
한편에서는 북한이 황씨 인터뷰를 이유로 2차 회담을 교착시켰다는 우리측 설명외에 무엇인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차라리 서해사태에서 우리 군사력 우위가 확인되고 현대의 뒷심으로 민영미씨가 풀려난 직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전과 달리 대북정책에서의 '상호주의'를 유난히 강조한 것이 이유라면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갑자기 '엄격한 상호주의'를 들고 나온 것에 대해 북한은 '먹을 것도 없는 처지에 비료를 받아 가려면 당초 합의대로 이산가족 협의에 나서라'라는 식으로 들릴 수 도 있고 가뜩이나 상한 자존심을 또 한 번 건드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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