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시와 한나라당의 당정 협의 과정에서 대구경제 쇠퇴론이 제기돼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 그 근거로 전국 제3위의 대도시라는 위치를 인천에 내어주었고, 1인당 지역 총생산(GRDP)도 계속해서 전국 최하위라는 것을 지적했다고 한다. 그러한 지적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근거로 대구가 쇠퇴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있느냐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러한 현상을 초래한 요인을 분석하여 더 이상 대구 경제가 회복될 수 없다는데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쇠퇴라는 말이 비관적, 결정론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면 위기라는 말은 위험과 기회라는 의미를 동시에 나타내는 말, 즉 새로운 가능성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는 3가지 측면에서 대구 경제 위기를 바라볼 수 있다. 구조적 측면, 입지적 측면, 기질적 측면이 그것이다.
먼저 구조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기업의 대소를 막론하고 소비시장과는 단절된 채 바이어나 종합상사의 주문에 의해 저부가가치 제품을 반복적으로 생산해온 결과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입지적인 측면에서 외부로부터 새로운 것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여건이 총체적으로 미약하다고 볼 수 있다.
끝으로 기질적인 측면에서 주민들의 의식은 아직도 정치 지향적, 중앙 의존적이며, 아직도 학연, 지연, 혈연관계로 사업과 사회활동을 하는 농경사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대구사회가 사회병리학적인 현상으로서의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은 대구사회의 발전잠재력이 무엇인가를 찾게 되면 자연히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대구는 역사적인 문화유산, 자연환경, 연구기반 및 인력공급 여건, 특히 인프라 여건과 지역 주민의 기질 등으로 보나 21세기형 지식기반산업과 생산자지원 서비스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훌륭한 잠재력을 보유해 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발전 잠재력을 가진다고 해도 이를 촉발시킬 수 있도록 개별 시민의 의식과 행동이 변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대구 쇠퇴론으로는 전환기적 위기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 위기의 본질과 잠재력을 알고 이에 적극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시민들은 이제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다른 문화와 사고방식을 배우며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주변사람을 가르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서울에 대한 지방도시로서의 콤플렉스를 떨쳐버리고 세계속에서 대구는 무엇이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보다 큰 의문을 발전명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동시에 대구시민과 대구사회를 끌고 갈 리더들도 변화의 방향을 올바르게 직시하고 대구사회가 다양성을 갖춘 열린사회로 변해가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민의 에너지를 모아가야 할 것이다.
모아진 시민의 에너지로 쾌적한 생활환경과 우아한 문화적 환경을 가꾸면서 세계를 향하여 지식기반산업과 생산자지원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시켜 나간다면 대구는 세계적인 문화.환경도시이며 벤처도시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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