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토 에세이-山寺의 오후-한상권 계명문화대 사진영상과 교수

세상만사 쉬운 일이 없다지만 나이 먹기는 참 쉽더라.

가쁜 숨 몰아쉬며 오른 산중턱에서

마른 목을 축이려고 무심코 고개숙여 들여다 본,

돌확 속에 비친 내 얼굴이 그렇더라.

세상 어떤 일에도 혹(惑)하지 않는다는 나이라지만

내 얼굴에는 흔들림만이 가득하더라.

빛나던 눈동자는 탐욕에 번들거리고

붉게 타오르던 두 뺨에는 욕망이 덕지덕지

탐스럽던 머리칼엔 인생살이 피로가 하얗게 쌓여 있더라.

세상 때를 씻어볼 요량으로

물거울을 깨뜨려 보지만

단내 나는 입안엔 슬픔만 가득 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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