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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더욱 풍요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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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살아있는 모든 것이 자라는 풍성한 계절이지만, 더위 탓에 사람은 오히려 몸이 허해지기 쉽다. 그래서 보신하는 일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 복날이 되면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러 가거나 집에서 마련해, 온가족의 건강을 염려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런데 요즘은 핵가족 중심이라 가족에 대한 사랑도 부부와 자녀에 한정되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

예전 어른들은 항상 복날이 되면 부모님을 찾아뵙고 건강을 여쭈면서 음식을 대접하였다. 내리 사랑이라고 자식을 염려하기는 쉽지만, 정작 자신을 키워준 부모님의 은혜를 잊기 쉽상이다. 그래서 부모님의 여름 건강을 돌보는 날을 챙기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복날의 의미는 이런 면이 더 큰 지도 모른다.

요즘 절에서는 백중(우란분절)기도가 한창이다. 백중은 부처님의 제자중 목련존자가 살아생전 인색했던 어머니를 위해 기도를 올리고, 많은 대중들을 위해 공양을 올린 것이 그 유래다. 우리나라 민간풍습에 백중은 모내기를 마친 뒤 추수를 앞두고 있어 한가로우면서도 만물이 풍요로운 시기이므로 노비에게 휴가를 주고 쉬도록 했고, 남녀노소가 어울리는 놀이마당도 펼쳐졌다. 더불어 갖가지 과실을 올려 조상에 대한 제사를 지냈다. 이런 유래로 음력 칠월보름 백중이 되면 절에서는 부모님과 조상을 위해 기도를 드리고 이웃들에게 이 복덕을 나누는 큰 잔치가 벌어진다.

여름의 이 풍성함은 이렇게 소외되기 쉬운 힘 약한 다른 이들을 위해 그 넉넉함을 나누기에 더욱 아름답다. 우리가 죽어서 입는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 가지고 갈 것도, 갈 곳도 없는 우리의 삶. 많은 재물과 좋은 능력을 가지고도 몸과 마음이 늘 긴장감으로 쪼들리는 경우들을 흔히 본다. 작은 재물이나 능력이라도 마음과 정성을 보태어 다른 이와 나누는 사람은 그 좋은 인연들로 인해 삶은 풍요로움으로 빛난다. 풍성함은 소유보다 '함께 함'을 통해 더욱 넉넉해지나 보다.

오늘은 말복이다. 수박 한덩이라도 들고 가까운 어른을 찾아뵈면서 바쁜 세상사 속에서도 함께 너그러움을 느껴보자.

보현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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