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찌 그래 수십년을 잡아 놓을 수 있단 말이고. 그래도 우짜든동 인자 풀려 나온다카이 다행이제…"
재일 한국인 차별에 격분, 일본인 야쿠자를 살해한 죄로 무기징역을 받고 31년만에 풀려나는 김희로(金嬉老.71.본명 권희로)씨의 큰고모 권소선(權小先.87)씨는 29일 국내 모언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슴이 복받치는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36년 당시 14세의 어린 나이로 남편을 따라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시미즈(淸水)시로 건너갔던 권씨는 먼저 와 있던 조카 김씨와 함께 보냈던 시절을 떠올리며 "그때 희로네 가족은 해변가에 살았고 우리 집은 시내쪽이어서 다소 떨어져 있었지만 왕래가 잦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희로씨는 친아버지(권명술.32년 사망)가 시미즈 시내 제재소에서 일하다 사고로 죽은 후 개가한 친어머니 박득숙(朴得淑.98년 사망)씨와 함께 지내고 있었다권씨는 "희로가 자기 아버지를 닮아 어릴 적부터 무척 똑똑했는데 아버지가 죽고 부터 동네에서 자주 주먹다짐을 벌이는 등 삐뚤어지기 시작했다"면서 "우리 아버지는 희로를 걱정한 나머지 '희로야 너는 본래 권씨 집안 사람이니 우리랑 살자'는말씀도 하시곤 했다"고 말했다.
광복 직후인 지난 45년 9월 작은 오빠(권무근.작고)의 권유로 귀국했다는 권씨는 희로씨를 남겨둔 채 떠나온 것을 아직도 가슴 아파 했다.
남편과 자녀 6명과 함께 부산 영도에 정착한 권씨는 "지난 68년 TV를 우연히 보다가 희로가 일을 저지른 것을 알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며 "그런데 감옥에서 지낸지 벌써 30년도 더 됐다니…"라며 울먹였다.
권씨는 이어 "일본 정부가 정식으로 석방날짜를 발표한 것도 아닌데다 야쿠자의 보복설도 들리는 등 걱정이 된다"면서 "희로가 돌아오는 것에 맞춰 일본에 살고 있는 희로의 여동생 풍자(豊子.67)네도 올 예정이고 집안 사람들이 속속 모일 것"이라며 부푼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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