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딜리.자카르타]동티모르 유혈사태 내전 조짐

동티모르 독립 반대파가 5일 주민 150명 이상을 무차별 살해하자 독립 지지파가 무장투쟁 재개를 다짐하는 등 동티모르 사태가 내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고위 당국자가 이번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독립 반대파들의 무장 봉기를 두둔하는 발언을 한데 이어 독립반대파들이 주요 도시에서 군의 저지를 거의 받지않은채 총격과 방화를 자행하는 등 동티모르 사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없는 혼미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이와 관련, 유엔 안보리는 인도네시아 정부에 폭력사태 종식을 촉구하는 대표단을 파견하는 한편 동티모르에 국제 평화유지군을 주둔케 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독립에 반대해 온 친(親) 인도네시아 단체인 동티모르 자치연합전선(UNIF)은 이날 이번 주민투표 과정이 불공정했기 때문에 투표 결과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의 항의문서를 위란토 인도네시아 군총사령관에게 전달했다.

바실리오 아라우조 UNIF 대변인은 투표를 주관한 유엔 동티모르 파견단(UNAMET)이 개표 결과를 왜곡하는 등 모두 88건의 개표 부정을 자행했다고 주장하고 이번 개표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무장 민병대원들은 이와 함께 동티모르 전역에서 무차별 총격을 일삼고 건물과 주택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주요 도시를 장악, 주민들과 UNAMET를 내고 있으며 이과정에서 독립 지지파와 충돌을 빚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 관리는 "딜리의 현 상황은 계획된 혼란"이라면서 "UNAMET와 국제사회를 몰아내려는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들도 동티모르 치안 유지를 책임지고있는 인도네시아 치안군이 독립 반대파 민병대의 총격, 방화 행위 저지를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알리 알라타스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이 분리 독립 지지파를 지원하고 있다는 독립 반대파의 의혹 제기에 대해 조사를 거부함으로써 동티모르 폭력사태를 오히려 야기해왔다고 비난했다.

분석가들은 인도네시아 군부가 동티모르 독립이 상당한 진통을 겪도록 함으로써 독립을 추진할 소지가 있는 다른 주가 동티모르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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