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래시장 신용카드 '딜레마'

재래시장들이 신용카드 가맹을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신용카드 가맹이 침체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시장 특성상 가맹을 보편화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대구 서문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세청이 지난달 신용카드 사용을 재래시장까지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했지만 신용카드 신규 가맹 업소는 거의 전무하다는 것.

전체 4천여 상가 중 현재 신용카드를 받고 있는 업소는 5% 정도에 불과하며 카드 가맹을 취소하는 사례도 없지않은 실정이다.

칠성시장도 마찬가지 형편이다. 칠성종합시장발전위원회는 3천여 상가 중 신용카드 가맹점은 150여 곳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인들이 신용카드 가맹에 소극적인 것은 과세 자료가 노출돼 그만큼 세금이 무거워질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 또 신용카드 수수료(4%)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설명이다.

서문시장 한 업주는 "도매의 경우 마진율이 보통 10%인데 카드 수수료를 떼고 나면 헛장사를 하게 된다"며 "카드로 구매할 경우 마진율을 높일 수밖에 없어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객 편의와 시장 현대화 차원에서는 카드사용을 피할 수 없는 입장이다. 주부 김민정(30.대구시 북구 침산동)씨는 "재래시장에서는 카드 결제가 안되는 곳이 많아 목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크다"며 신용카드의 조기정착을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고객 요구와 함께 서울 동대문.남대문시장이 최근 카드 사용을 확대하고 있어 지역 재래시장이 이같은 추세를 외면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동대문.남대문시장은 지방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구매전용카드를 발급, 카드 사용을 일반화하고 있다.

李尙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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