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에서 아름다움이란 알록달록한 색깔이나 유려한 형태가 아니라 꾸밈없는 인간 내면의 이야기를 담은 '진실함' 그 자체가 아닐까요"
우리나라 모노크롬 미술을 대표하는 원로 작가 윤형근(71)씨가 14일까지 갤러리 신라(053-422-1628)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을 위해 대구를 찾았다.
대구에서 10년 만에 개인전을 갖는 그는 "작품의 번짐을 줄여 번잡한 분위기를 없앴다"며 한층 단순해진 근작 경향을 설명했다.
30여년간 거친 질감의 생마포 캔버스와 청색과 갈색, 두 색깔만을 이용해 자칫 단조롭게 느껴지기 쉬운 모노크롬 작업에만 몰두해온 윤씨는 작품에 변화를 줄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엔 고개를 가로젓는다.
"수많은 색깔 중에 이것을 지우고, 저것을 생략한 끝에 남은 색이 모든 자연의 궁극적인 빛깔인 청색과 갈색입니다. 변화가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며, 전 저의 길을 갈 뿐입니다. 여러 개의 우물을 팔 만큼 인생은 길지 않기 때문이죠"
'공부는 고행'이라고 정의내리면서 요즘 젊은 작가들은 고행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한것 같다며 아쉬워하는 윤씨. 대구 작가들 중 계명대 정점식 명예교수를 존경하며, 척박한 여건속에서 설치 미술의 길을 걸어온 박현기씨, 작품의 처절함이 인상적인 최병소씨가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붓을 잡을 수 있는 그 날까지 작품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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