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美 TMD체계 구축' 맹비난

미국의 전역미사일 방위(TMD)체계 구축 움직임과 관련한 북한의 태도가 예전에 비해 한층 강경해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은 10일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미국을 '침략세력'으로 규정한 후 "우리는 신의없이 행동하는 미국에 대해 높은 경각성을 가지고 대할 것이며 방위력을 더욱 튼튼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호언했다.

북한의 이러한 강경한 태도는 미국이 지난 2일 태평양 상에서 새로운 미사일방어망 구축을 위한 첫 요격미사일 발사실험을 실시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미 베를린 회담이 타결된 이후 개선쪽으로 가닥을 잡아 가던 양국 관계를 미궁속에 빠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미국이 신의없이 행동하고 있다'고 꼬집은 부분은 "양국 관계개선과 동북아시아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안보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당분간 긍정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기로 합의"한 베를린 북.미 회담 타결 이후 북한이 지속적으로 '신의를 보일 것'을 미국측에 요구해 왔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대목이다.

백남순 외무상도 지난 달 뉴욕에서 열렸던 유엔총회에서 "우리는 미국을 백년숙적으로 보려하지 않는다"며 미국측에 "우리에 대해 다른 마음을 먹고 있지 않다면 이제는 자신의 행동으로써 신의를 보여야 할 차례"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북한이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미국의 TMD 구축 움직임은 현실로 다가섰고 결국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한 차례의 실망을 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미국의 요격미사일 발사실험이 있기 전에도 북한은 미국의 TMD 구축 움직임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노동신문이나 중앙통신 등 주요 언론매체들은 그 동안 "TMD체계가 우리(북한)를 첫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를 통해 우리를 군사적으로 고립 압살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상황을 근거로 내세워 국방력 강화의 정당성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10일 노동신문 논평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표시한 후 "우리를 압살하려는 미국의 부당한 처사로 조-미 교전관계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에는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미국의 군사적 압력에 대처하기 위해 방위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히며 "우리가 미사일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의 한 고리(일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사일 시험발사 카드'를 완전히 버리지 않고 있는 북한이 미국측의 TMD 구축 움직임은 물론 대북 정책과 관련해 앞으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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