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 내년 6% 성장 전망

대우문제와 투신사 구조조정이 우리 경제의 앞날을 가늠할 최대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정책 당국이 우리 경제는 견실한 성장과 안정된 물가를 바탕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순항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기호(李起浩) 청와대 경제수석은 13일 "우리경제는 성장·물가·국제수지 등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6%대에 이르고 물가는 3%대, 실업률은 4%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낙관적 전망은 실물경제가 지금과 같이 순항하는 가운데 금융시장의 목을 죄고 있는 대우사태와 투신 구조조정이 잘 해결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이와 관련해서도 정부는 자신있다는 태도이다. 이 수석은 대우사태 이후 두자릿수로 치솟았던 시장금리가 다시 한자릿수로 안정됐고 대우·투신문제도 다음달 6일까지는 처리윤곽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곧 안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투신사 구조조정문제가 제대로 풀릴 것이라는 정부전망은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정부는 투자자들의 환매사태를 막기 위해 투신사의 구조조정은 합병이나 퇴출없이 경영정상화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추진키로 했지만 투신사 부실의 해결방안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환매사태가 없을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실물경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 역시 너무 안이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의 고성장은 재정의 조기집행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내년에는 재정규모 증가율이 5%로 낮아지는 만큼 재정에 의한 경기진작을 기대하기 힘들다.

여기에다 경기회복에 따른 수입수요의 증가로 국제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줄어들 전망인데다 환율불안과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가능성도 잠복해있다. 또 세계경제의 시한폭탄인 위안화 평가절하와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 국제 유가문제 등 대외여건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6%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정부 전망은 너무 낙관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펀더멘틀(기본여건)이 튼튼하기 때문에 외환위기는 없을 것이라던 정부의 낙관이 외환위기를 불러왔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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