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노벨평화상 유감

올해 노벨평화상은 세계 최대 국제의료 구호조직인 국경없는 의사회(MSF)로 돌아갔다. 그동안 후보로 거론됐던 우리나라 김대중대통령을 비롯 바츨라프 하벨 체코 대통령, 컬럼비아의 어린이 평화운동,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자, 터키의 여성 쿠르드족 지도자 레일라 자나, 구세군 등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됐다. 그러나 어쩌랴. 이번 평화상은 정치적 이슈보다는 의사회와 같은 인도주의 활동을 해온 기구로 돌아가 버린 것을. 꼭히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평화상이 북아일랜드 유혈분쟁을 종식시킨 사회민주노동당 당수와 통일당 당수 등 정치인에게 돌아갔기에 올해는 민간이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평화상은 대체로 말이 많은 상이다. 정치적 결정이라든지 테러리스트에게 상을 줄 수 있느냐 하는 것에서부터 냉전당시 구소련에 이용당한 기구여서 자격미비라는 등등 수많은 구설수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말이 없는 것 같다. 공정했나 보다. 이기구는 95년 북한에서 홍수가 났을 때도 NGO(비정부기구)로는 유일하게 의료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북한은 구호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나라"라는 이유로 철수하기도 했다. 이성적인 기구이기도 하다. 68년 나이지리아 내전때의 참상을 계기로 설립된 이 기구는 상을 받으면서 '영광스럽게 받겠다'다 면서도 '수상은 일종의 위기'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즉 "인도적인 구호활동을 제도권내로 끌어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침해 될 우려성을 짚은 것이다. 이는 녹색연합이 반성을 했듯이 또다른 권력기관으로 군림할 위험성에 대한 경고 인지도 모른다. 이기구는 활동에서 뿐만 아니라 자세에서도 노벨상 감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서상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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