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와 정규시즌에서 삼성의 발목을 잡은 선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출신 투수들이었다. 삼성으로부터 버림받았던 롯데 박석진과 한화 이상목은 올 시즌 10승 투수대열에 오르며 '사자 사냥꾼'으로 변신, 친정팀을 괴롭혔다.
삼성이 지난 97년 전성기가 지난 롯데 박동희와 맞바꾼 박석진은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건지며 삼성에 좌절을 안겼다. 그는 삼성을 상대로 2구원승 1세이브, 시즌 전적 11승3패2세이브를 기록하며 롯데의 새 희망으로 떠올라 내년 시즌 삼성이 극복해야할 1호선수로 자라났다.
삼성 고졸선수였던 이상목은 지난 94년 한화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그는 삼성전에서만 3승, 시즌전적 14승을 기록하며 올 시즌 한화돌풍의 주역이 됐다. 한화가 최강의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급성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두 투수는 삼성이 그물안의 고기를 놓친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힌다.
김현욱도 95년 쌍방울로 이적한 뒤 김성근 전감독의 조련으로 97년 20승대, 98년 10승대의 화려한 성적을 기록, 삼성이 역수입한 케이스다.
임창용이 해태에서 입단 3년만에 한국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성장한 사례나 두산 최용호, 강병규가 수년간의 담금질끝에 팀의 주전투수로 자라난 사례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삼성은 좋은 투수감을 두고도 안목부재로 다른 팀에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삼성은 정경배, 신동주, 김태균, 최익성 등 타자들중에서 좋은 선수를 양성하는 성과를 올리기는 했지만 승패와 직결되는 투수진을 키우는데는 성공적이지 못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성이 우승에 대한 부담감과 성급함으로 당장의 전력감에 의존하게 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수를 키우는데는 인색했다"고 분석한다.
삼성이 투수양성에 재미를 못본 것은 코칭스태프의 안목부재와 구단의 투자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코칭스태프가 수시로 바뀌다보니 멀리 내다보고 체계적으로 선수들을 키울 여유가 없었다. 투수코치들에게 실권을 부여하지 않는 점도 선수육성의 걸림돌이다.
시행착오를 겪은 삼성은 지난해 부터 임창용을 조련한 신용균씨를 2군 투수코치로 영입하는 등 뒤늦게 선수육성에 눈을 돌리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있다.
삼성코치출신의 한 야구인은 "적어도 선수양성에 관한한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며 "유능한 투수코치를 2군에 영입, 권한과 신분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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