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국회의사당을 피로 얼룩지게 한 27일의 의사당내 피살사건은 이 나라의 복잡한 정치, 경제적 상황이 빚어낸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비록 이번과 같은 대사건은 아니었다 해도 최근 아르메니아에서는 정치인들을 상대로 한 테러사건이 빈발했었다.
극렬 학생운동권 출신인, 극단 민족주의자 나이리 우나냔 등 테러범들은 27일 의사당에서 바즈겐 사르키샨 총리 등을 총기로 난사해 사르키샨 정부에 대한 깊은 불만을 표출했다.
사르키샨 총리는 그간 국내 경제의 여러 부문을 통제해 왔으며, 특히 지난 수개월동안 일어난 잇단 총격사건은 부패한 국방부와 내무부 관리들간의 이권다툼과 연결돼있을 가능성이 많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있다.
아르메니아는 지난 10여년간 극심한 정치, 경제적 혼란으로 도탄에 빠져 있다.
우나냔은 총기를 난사한 뒤 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애국행위"라며 "아르메니아 재건에 실패한 사르키샨 총리를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밝혀 정치, 경제적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테러범들은 일단 자신의 행위를 '쿠데타'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을 십분 감안한다 해도 외부의 지원 없이 어떻게 4명만으로 쿠데타를 감행할 생각을 했겠느냐는 점이 불명확하다.
때문에 일부 분석가들은 우나냔이 '다쉬나크'로 알려진 아르메니아 혁명연합 소속이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1890년 민족주의 결사조직으로 구성된 가장 역사가 오랜 정치단체로 좌익 급진 민족주의 성향을 띠고 있다. 이 조직은 금세기초 이후 아르메니아정계에 혁명정신을 불어넣기 위해 안간힘을 쏟아 왔다.
아르메니아 정부가 이 단체를 탄압해 왔다는 점에서 우나냔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거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십여년동안 아르메니아 정치를 지배해온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이 이번사건과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사르키샨 총리는 아제르바이잔과 나고르노-카라바흐 문제에 관한 한 강경노선을 걸어온 인물이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의 지배하에 있다가 지난 88년 아르메니아의 지원을 받아 아제르바이잔 병력을 몰아내고 독립을 선언했다. 사르키샨 총리는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 당시 국방장관을 지냈다.
일부에서는 최근 아르메니아가 적대관계였던 아제르바이잔과 화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데 대한 반발로도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대 아제르바이잔 화해 움직임은 총리나 의회가 아닌 로베르토 코차리안 대통령이 주도해 왔기때문에 이 분석도 완벽하지는 못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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