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내버스로 황산운반 안전불감증에 기겁

버스를 탔다가 옆자리에 실려있는 물건을 보고선 너무나 놀라 다른 차로 옮겨 탄 적이 있다. 퀵써비스 복장을 입은 사람이 배달중이었던 것 같은데 옆에 있던 물건의 포장용 박스에 씌여 있는 화학기호와 글씨를 보니 사람의 뼈를 단박에 녹여 버릴 수 있는 황산이었다.

황산은 수분과 결합하면 수백도의 고열을 발산하면서 그대로 태워버리기 때문에 만약 운반중인 황산이 누군가의 실수로 발에 밟히거나 만원상태에서 밀고 밀리다 깨져 승객에게 묻는다면 아주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많이 맞으면 화상으로 즉시 사망하는게 황산이다.

몇달전 대구에서 누군가의 테러로 황산을 맞은 어린이가 몇일후 사망한 사건이 그 예다. 그런데 이런 위험 천만한 유독 화학물질을 대중교통인 버스로 옮기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도 강력하게 포장돼 안전한 상태로가 아니라 그저 종이박스에 담겨져 운반중이었다.

유독 화학물질은 트럭으로 운반할 때도 겉면에 유독물질이라고 써 주위에서 알아볼 수 있게 해서 운송한다.

요즘 택배나 우편배달, 그리고 퀵써비스나 개인 심부름센타를 이용한 물건 배달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위험한 유독화학 물질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운송되지 않도록 시에서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매번 유조차나 농약 원액 수송차가 상수원을 지나다가 사고를 내 식수를 오염시키자 언제부턴가 이런 차들의 상수원 근처 출입을 통제했던 것처럼 일반 유독화학물질 운송때에도 이런 규정을 만들어 지키도록 했으면 좋겠다.

홍녹수(대구시 서구 비산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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