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세계.홈플러스-자존심 건 상권대결

11월말 신세계 E마트 성서점 오픈을 앞두고 한때 삼성그룹에서 한솥밥을 먹던 신세계 E마트와 홈플러스가 대구에서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에 들어갔다.

서로가 할인점업계 최고라고 자부하는데다 공교롭게도 같은 지역에 연이어 출점, 눈엣가시같은 존재가 된 때문.

신세계와 홈플러스는 한때 국내 대표적인 남매기업. 홈플러스는 올초 지분매각전 오너가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이었으며 신세계는 이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씨가 대표. 그러나 양 업체는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한 식구'가 '냉혹한 경쟁자'로 돌변했다.

2년전 신세계가 검단동에 프라이스클럽(현 코스트코 홀 세일)을, 홈플러스가 칠성동에 대구점을 동시 오픈, 첫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회원제방식을 도입한 신세계가 비회원제를 선호하는 대구정서를 안는데 실패, 홈플러스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2라운드는 신세계가 97년말 부산 사상지구에 할인점을 오픈하자 곧바로 홈플러스가 인근에 부산점을 개점하면서부터. 양 업체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면서까지 출혈경쟁을 벌였으나 결과는 무승부.

세번째는 신세계의 대구설욕전.

신세계는 11월말 오픈예정인 성서점을 비롯, 내년까지 대구에 할인점4개와 물류센터를 출점, 홈플러스 고사작전을 펴고 있다. 이에 맞서 홈플러스는 최근 성서지역에 대구 2호점 출점을 확정, 정면대결에 들어갔다.

지역연고권과 출신성분을 내세운 장외대결도 볼만하다.

신세계 E마트는 대표이사를 비롯, 간부의 절반이상이 지역 출신인데다 4개의 할인점과 물류센터 1개 출점을 골자로한 대구 영호남 유통거점도시화계획을 추진, 자신들이 지역 연고기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E마트는 순수 국내자본의 토종할인점이지만 홈플러스는 최근 영국기업 테스코에 지분을 넘긴 외국 할인점이라고 공박하고 있다.

반면 홈플러스는 지분만 외국기업에 넘겼을 뿐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 외국계 할인점이 아니라고 신세계 주장을 일축. 오히려 삼성에서 완전 분리된 신세계가 지역연고론을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난 2년간 다양한 사회사업 등 행사를 통해 이익을 지역에 환원해온 자신들이 지역 연고기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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