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블록버스터'(인터넷으로 재미 본 흥행작)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블레어 윗치'(The Blair Witch Project)가 이번주 개봉된다.
94년 10월. 몽고메리대 영화학도인 헤더·죠쉬·마이클 등은 메릴랜드주 버킷스빌 숲속으로 떠난다. 200년간 전해오는 '블레어' 마을의 '마녀 전설'에 얽힌 다큐멘터리로 찍기 위한 것. 그러나 이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경찰은 수색작업에 나서지만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한 채 사건은 종결된다.
그리고 일년 후. 숲속에서 이들이 찍은 필름이 발견된다. 테이프 속에는 그들이 사라지기 전 찍은 여정이 담겨 있다.
'블레어 윗치'는 보이지 않는 공포에 관한 소품 영화다. 유령은 눈을 씻고 봐도 없고, 살인자나 심지어 그 흔한 피 한방울도 안 나오는 '기이한' 공포영화. 흔들리는 화면, 거친 영상 입자, 암흑과 음산한 소리만 시종 관객의 신경을 자극할 뿐이다.
흡사 실제처럼 보이지만 영화의 모든 설정은 가짜다.
장선우감독의 '나쁜 영화', 몇년전 대히트한 '홀로코스트'와 같은 가짜 영화(fake cinema). 그러나 '블레어 윗치'는 훨씬 정교하다. 감독을 맡은 에두아르도 산체스와 다니엘 미릭은 92년부터 '사건날조'에 돌입, 1785년 블레어마을에 한 여성이 마녀로 몰려 죽임을 당한 후 소름끼치는 살인사건과 실종사건이 반복된다는 헛소문을 퍼뜨렸다.
가짜 인터뷰로 관심을 증폭시키고, 배우들에게 조차 이런 사실을 감추었다. 그래서 영화는 외적인 공포가 포인트다. 가짜 공포에 떠는 가짜 배우들, 오히려 이런 기발함이 신세대의 감각을 자극, '블레어 윗치 신드롬'을 몰고 왔다.
'블레어 윗치'는 여러모로 '신화'를 이룬 작품이다. 순수제작비는 필름 값에 불과한 3만 달러. 판권을 사들인 영화사(아티전 엔터테인먼트)가 음향효과를 개선하는데만 32만달러를 들였다고 하면 이 영화의 제작비가 얼마나 적은 돈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더 엄청난 것은 이 영화가 벌어들인 수입. 1억 5천만달러로 제작비의 340배에 달했다. 인터넷의 네티즌을 겨냥한 홍보가 주효했다는 후문. 미국 영화계에서는 '블레어 윗치 신드롬'에 자극 받아, N세대(네트워크 세대) 분석에 분주하다는 소식.
'블레어 윗치 신드롬'이 한국에서도 유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대구 씨네아시아 및 제일극장 개봉)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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