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옷로비 문건유출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박주선(朴柱宣)전청와대법무비서관을 두고 "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인간성도 그만인 사람"이라면서 '장래 검찰총장 감'이라 극찬 했었다. 이 대변인은 박전비서관 문제에 대해서만은 지금까지 끝내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여권 인사들을 독하게 물고 늘어지기로 소문난 야당의 주 공격수다. 이러한 사람이 국기(國基)를 뒤흔든 큰 사건의 핵심 인물을 공박하기는 커녕 엉뚱한 칭찬만 늘어놓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사법시험(16회)동기로 절친한 사이라 하지만 이대변인이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공.사를 구별하는 사람이라면 이래서야 되겠는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연정희씨가 7일 오전 수감중인 남편 김태정 전검찰총장을 면회하면서 내내 울먹였다는 기사가 일부 신문의 지면을 장식, 순박한 시민들의 누선을 자극하고 있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국회 청문회장에 나와서 성경에 맹세코 자신의 결벽을 주장하던 연씨의 그 영악스런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연씨의 눈물이 '또 하나의 작전'은 아닌지 참으로 착잡하다. 이 와중에 서울지검 검사 2명이 "김태정씨를 구속하면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한다"고 반발하고 있다한다. 이들 검사들은 김태정씨에 비밀누설죄를 적용한 것은 무리며 공문서 변조죄를 적용한 것도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법률 전문가들인만큼 이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이번 사건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현정권이 도덕성을 회복키 위해 취한 어쩔 수 없는 희생양적 측면이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검찰로서는 정부 수립이후 지금까지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해온 결과 끝내 그 총수를 지낸 사람이 구속되는 고통을 겪게됐고 김태정씨 개인적으로는 연씨의 거짓말을 덮어놓고 비호한 결과 불운을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이 시점에 검찰은 스스로 나서기 보다 자숙하고 자성하는게 마땅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사철대변인의 침묵이 '직무유기'라면 김태정 구속에 대한 검찰의 항변 또한 월권이란 생각도 든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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