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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이춘수(체육부)

북한은 15일 평양교예단 14명을 포함해 아·태평화위 관계자 8명 등 모두 62명의 대표단이 22일부터 25일까지 서울을 방문한다고 우리측에 명단을 통보해왔다.

대표단 가운데는 북한의 세계최장신 농구선수인 이명훈(30·2m35㎝)이 23, 24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남북통일농구대회에 참가한다는 소식이다.

북한은 이명훈을 위해 무개차로 서울시내 카퍼레이드를 요구하고 숙소로 쓸 호텔의 객실호수까지 지정했다는 후문이다.

남북통일 농구대회 주최 측인 현대는 관중에게 승용차, 금강산여행권, 호텔숙박권 등 3천만~4천만원 상당의 경품을 내걸었다.

입장료도 무료이고 경품 또한 국내프로농구대회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파격적인 내용이다. 현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북한팀의 방문소식을 중계방송하듯이 수시로 발표해왔다. 현대의 이런 자세는 민족화합과 교류를 내세운데는 달리 시비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은 서울에서 이명훈을 영웅으로 만들어 북한주민에게 선전할 기회로 삼고 있고 현대는 그룹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호기로 삼아 너무 장삿속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시중의 여론도 현대의 '요란법석'에 대해 고운 시선을 보내지 않고 있다. 과거 남북한 교류에서 일방의 불순한 의도나 사소한 시비와 절차문제로 대화단절을 초래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순수한 현대의 의도가 어디있든 간에 장삿속이 남북간의 작은 교류에 대한 국민들의 순수한 열망을 넘어서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북한대표단의 서울방문 행사가 민족화합과 남북한 주민의 신뢰를 쌓는데 유익하도록 남북한 당국과 현대의 냉철한 인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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