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람으로 산다-10여년째 무료이발 선행 임연진씨

"위를 보면 한없이 욕심이 많아집니다. 항상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위해 아래를 살피는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장애의 몸을 이끌고 10여년 동안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무료 이발을 해주고 있는 임연진(46·대구시 중구 종로2가)씨. 4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마저 재가해 조부모 밑에서 생활하던 임씨는 이듬해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형편이 안돼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해 결국 다리를 절단해야 했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앞가림을 위해 이발소에서 일해야 하는 불우한 소년기를 보냈다.

그러나 임씨는 배우지 못한 설움을 안고 온갖 고생을 다하면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관심은 버리지 않았다. 지난 87년 명덕네거리 부근에서 이발소를 개원, 남구지역 생활보호대상자와 독거노인 200여명에게 무료 이발을 해주면서 사랑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또 정기 휴일이면 남구 영생애육원과 고향인 경북 안동군 임하면 군소초등학교와 칠곡군 독거노인촌을 방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 4월에는 10여년간 터줏대감으로 일해 온 중구 종로를 떠나 서구 비산3동에 새로운 자리를 마련해 달성 경로당 노인들에게 무료 이발을 해주고 있다.

"남들보다 많이 받을 수 없어 90년부터 이발비는 3천원 입니다. 하루 수입이 많아도 2만원을 넘기기가 어려습니다"

번만큼 분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라는 임씨는 아직도 방 2칸짜리 달세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도 두 아이들이 반듯하게 자라준데 감사하고 건네는 인사 한마디에 담긴 소중한 의미를 가슴속에 담고 살아온 임씨의 마음에는 항상 넉넉함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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