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흥청망청 세기말…술집마다 곤드레 만드레

세기말을 맞아 망년회 열풍(?)이 불면서 술집이 터져나가고 있다. 유흥업소가 많기로 이름난 대구 수성구지역은 최근 3개월사이 룸살롱이 10개 이상 불어난데다 노래방과 단란주점이 룸살롱으로 업종전환한 것까지 합치면 20개 이상의 룸살롱이 신장개업했으나 이달 들어 연일 만원을 이루고 있다.

이들 고급 유흥업소들은 양주 1병, 안주 1접시에 각각 15만원, 여성접대부 팁이 10만원에 이르고 있으나 서둘러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차지할 수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와 관련, 주류도매업체 ㅇ사의 매출은 이 달 들어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해 10%이상 증가했다. 양주와 맥주 등 고급 주종이 매출 신장세를 주도했으며 소주의 매출은 지난 해와 별 차이가 없다.

룸살롱 종업원 김모(23)씨는 "보통 저녁 7시가 넘어서면 예약은 꽉 찬다"며 "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손님 숫자에 따라 틀리지만 손님 1팀당 평균 100만원대의 술을 마신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34)씨는 "망년회가 연일 이어지면 폭탄주로 인해 오금이 저려질 정도"라며 "하루하루 버티는 기분으로 연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술집을 중심으로 한 망년회모임이 급증하면서 대구시내 주요 교차로의 체증이 최근엔 밤 10시전후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술집과 음식점이 밀집한 황금네거리 등 수성구지역의 경우, 부쩍 늘어난 취객들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차로를 점령해 체증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

대구흥사단 최현복사무국장은 "외환위기를 겪은지 2년만에 우리사회에 내재돼 있던 허례허식과 흥청망청하는 낭비적 의식이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다시 물꼬를 틔우고 있다"며 "금모으기 운동 등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들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는듯해 씁쓸하다"고 말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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