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흥국생명 대구지사 영업팀 직원 모임인 '오아시스'회원들의 수첩엔 회사업무가 끝나는 주말과 휴일 일정이 더 빡빡하다. 대구시내에서 열리는 장애인모임이나 행사에 단골손님이 되어 버린 그들. 이들의 휴일일정표에는 친구나 친지대신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0월, 대구에서 장애인 휠체어마라톤대회가 열렸을 때 오아시스 회원들은 장애인들보다 더 많은 땀을 쏟아야했다.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숙소를 오르내릴 때 도와줘야했고 식사도 대신 타 날랐다. 한주일동안의 영업활동에 지친 몸을 이끌고 휴일에 열린 장애인대회 봉사에 참여했지만 그들의 얼굴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오아시스'가 결성된 것은 영업팀 박일근(28· 대구시 중구 봉산동)팀장과 전종학(32· 대구시 동구 신암동)팀장의 노력 덕분. 두 사람은 지난 97년 봄 장애인들이 주최한 환경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봉사활동을 결심했다.
"손수 만들어 온 무공해 비누와 세제, 지구본 등을 들고 열심히 환경보호캠페인을 벌이는 장애인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세계를 알고 싶은 충동이 일더군요. 그 일 이후로 장애인 행사가 열릴때마다 따라다녔습니다"
두사람의 활동은 회사내로 전해져 3명의 직원이 더 가입을 했고 봉사활동 과정에서 알게된 학생들까지 회원으로 참여, 이젠 회원이 12명으로 불어났다.
회원이 많아지면서 장애인 행사에서 차지하는 '오아시스'의 비중도 커졌다. 지난 여름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의 바다체험 행사에서 이들은 3박4일동안 식사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그릇을 모두 떠맡아 설거지를 했다.
"장애인 봉사를 하면서 인생을 배웁니다.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앉지도 못하던 장애인 한 분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다시 몸을 일으켜 새 직장을 얻어 다시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적은 고통에도 포기하고자 했던 나약한 제자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회원들은 봉사를 통해 생각이 살진다고 전했다.
"내년부터는 치매노인들과 결연을 맺어 그 분들을 찾아보는 시간도 가질 계획입니다" 오아시스 회원들은 새천년엔 몸이 불편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의 거리가 좀 더 좁혀지기를 바라고 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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