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3일 천용택(千容宅) 국가정보원장을 전격 경질했다. 묵은 멍에를 훌훌 털고 뉴밀레니엄을 맞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김 대통령은 옷 로비 의혹사건 등 정치적 논란거리들이 올해안에 모두 마무리되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이미 야당은 천원장 사퇴권고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있는 등 공세를 취하고 있다. 국민회의 동교동계에서도 천원장의 교체를 강력히 요구했으며 정가에서는 이번 경질을 동교동계의 영향력 강화로 보기도 한다.
또 천원장의 교체는 천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형식이었지만 정보기관의 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실언(失言)을 한 데 대한 문책의 성격이 짙다. 일부에서는 잦은 인사를 싫어하는 김대통령의 원칙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 대통령은 천원장 교체 이외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올해안에 적극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자민련과 합당문제도 예상과 달리 빨리 결론을 내렸으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의 영수회담을 통해 여야 대타협을 모색할 계획이다. 천원장 후임에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이 발탁된 것과 관련, 대북문제가 주요업무인 국정원에 맞는 인물이라는 평가속에 인재풀이 제한되어 있다는 얘기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사로 내년초 개각 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신임 국정원장에 모처럼 비정치인 출신의 발탁은 국정원을 둘러싼 정치적 오해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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