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윤기씨 신작 장편 '나무가 기도하는 집' 출간

중견작가 이윤기씨의 신작 장편소설 '나무가 기도하는 집'이 나왔다.

문학전문 출판사인 '세계사'가 우리 문학의 새로운 위상과 역할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기획한 '오늘의 작가' 시리즈의 첫 권으로 나온 작품집이다. 왕성한 창작 열정과 성과를 과시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신작이 이 시리즈의 대상. 정찬 최인석 이순원 구효서 윤대녕씨 등의 소설이 줄을 서 있다.

'오늘의 작가' 시리즈의 첫 출발에 나선 이윤기씨는 이미 50대 중반에 근접, 젊은 작가대열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90년대 들면서 문학적 열정을 쏟아내고 있는 작가라는 점에서 그의 독특한 작가로서의 위상을 짐작케 한다.

그는 77년 단편 '하얀 헬리콥터'로 등단했으나 10여년동안 번역에 치중해온 탓에 '한국 최고의 번역가'라는 닉네임이 더 잘 어울린다. 소설작업은 94년 장편 '하늘의 문'을 내면서부터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다. 신화와 종교.풍속에 관한 해박한 식견을 작품속으로 끌어들여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해 탐구해 온 그는 90년대 소설의 지형과 세계관에서 볼때 매우 이질적인 세계를 추구해온 작가임에 틀림없다.

'문학의 진지함을 보여준 작가의 전형'이라는 문단의 평가는 98년 그의 중편 '숨은 그림찾기'에 제29회 동인문학상의 영예를 안겨 주었다.

'나무가 기도하는 집'은 나무를 모티프로 한 환경문학이자 아름다운 연애소설이다. 시골에서 나무를 키우며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노총각 '우야 아저씨'의 집에 어느 날 '자야 아가씨'가 찾아든다. 과거의 어두운 삶의 기억으로 인해 실어증 증세를 보이는 그녀는 그 집에 머무는 동안 나무를 통해 자연과 동화되는 삶을 살아가는 그를 통해 생활의 활력을 되찾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둘 사이에는 순수한 인간애와 사랑의 마음이 싹튼다. 하지만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의식한 그녀가 하룻밤을 같이 보낸후 집을 떠난다. 자야 아가씨에 대한 우야 아저씨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인해 사랑의 결실이 맺어진다는 줄거리다.

작가 이씨는 묘사보다는 대화를 통해 등장인물의 성격과 소설의 주제, 내용의 맛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만드는 기법을 구사하고 있다. 나무와 인간의 삶을 생명 존중이라는 차원에서 동등하게 바라보며, 자연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는 작가적 속내와 지향점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이 독자들에게는 수확이다.

아울러 이번 소설선에는 작품해설과 문학적 연대기, 작가론, 주제비평, 작가연구자료 등 작가의 삶과 문학을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참고자료들을 함께 담고 있어 편집이 새롭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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