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교협이 내놓은 국립대 경영진단 결과는 국민 세금이 얼마나 방만하게 쓰이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국립대의 국내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법적·제도적 차원에서 보다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대교협이 이번에 실시한 후발 9개 국립대 경영진단 결과는 지난 98년 교육부가 삼성경제연구소에 의뢰, 선발 9개 국립대를 비슷한 규모의 사립대와 비교한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그 방만함이 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부실운영 실태
전체교수 가운데 보직교수의 비율이 평균 33.9%로 3명 중 1명꼴이었으며 특히 공주대가 38.7%로 가장 높고 군산대 36.8%, 목포대 34.3% 등의 순.
이는 전년도 조사 때의 선발 국립대(28%)보다 높은 것.
전체 보직 중에서 정부 인가를 받지 않은 비법정 보직 비율이 여수대 38.6%, 공주대 28.8%, 강릉대 24.4% 등 평균 22.4%(선발 국립대 21.8%)에 달해 보직 나눠먹기식 '위인설관(爲人設官)'이 일반화돼 있음을 드러냈다.
따라서 98년 기준 총 보직비용은 제주대 7억6천400만원, 군산대 6억5천300만원, 공주대 6억300만원 등 평균 5억500만원으로 학생 규모가 훨씬 큰 선발 국립대(8억2천만원)에 비해서는 적았으나 규모가 훨씬 큰 사립대(4억8천만원)보다 많았다.반면 보직교수 1명의 연간 수당은 547만원으로 선발 국립대(438만원)보다 많았을 뿐아니라 사립대(84만원)에 비해 무려 6.5배에 달했다.
각종 위원회도 평균 55.9개(선발 국립대 52개, 사립대 34개)로 비효율적 학교운영의 원인이 됐고 이중 78%는 법정이 아닌 내부규정으로 설치된 것.
설립 후 3년이 넘은 연구소의 전임 직원과 전임 연구원이 각각 평균 0.3명에 그쳤고 연구소당 연구비 확보 실적(3년 평균)은 8천150만원으로 선발 국립대(3억2천600만원)의 4분의 1, 연구 과제수는 평균 5.4건으로 선발 국립대(17건)의 3분의 1에 불과해 '구멍가게'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교수 1명의 3년 평균 국내 논문수가 1.44편으로 선발 국립대(2.01건)보다 떨어졌고 목포대(0.96편), 안동대(1.17편), 순천대(1.28편), 제주대(1.34편), 군산대(1.39편)가 특히 '심했다'.
더욱이 국외 논문수는 순천대 0.12편, 공주대·여수대 0.13편, 제주대 0.15편, 안동대 0.16편 등 평균 0.18편(선발 국립대 0.35편) 등으로 미미한 수준이었고 저서수도 여수대 0.04권, 군산대 0.06권, 목포대·순천대 0.09권, 강릉대·제주대 0.1권등 평균 0.11권에 불과했다.
교수 10명이 1권의 저서를 낸 셈이다.
전년도 조사에서 선발 국립대의 1인당 연구업적(전국규모 또는 국제학술지 게재논문수)이 평균 2.4건으로 사립대(4건)보다 훨씬 떨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후발 국립대 교수들의 연구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셈.
국립대의 지난 3년간 평균 외부기금 유치액은 후발(45억8천만원)·선발(195억원)모두 사립대(308억원)보다 크게 적어 총장 등 대학 구성원들이 국고에만 의존, 안이한 경영을 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문제점
대교협은 국립대 공통 문제점으로 △조직관리의 개혁성 부족 △재정운용의 자율성·책무성 미흡 △운영및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조정기능 취약 △법령상 제약 등을 지적하고 특히 후발 국립대는 소규모임에도 획일적 모형에 따라 종합형 대학으로 발전방향을 설정, 조직의 방만함이 더 심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책임경영 유도, 지역별 기능 분화, 법령정비 등을 제안했다.
특히 현행 직선제 일변도의 총장선출방식을 다양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적법하게 선출된 총장과 교무위원회에 의사결정과 집행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 등 전국 26개 국립대는 5월1일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기획실장회의를 열어 각 대학의 발전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교육부는 이들의 의견을 수렴, 오는 8월까지 국립대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어서 향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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