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에는 더 좋은 선물 줄게"

"정임이가 내년 어린이날에는 더 좋은 선물을 받을 수 있었으면…"5일 오후 수성구 만촌3동 863의45 소녀가장 한정임 어린이(10·대청초교 5년)의 전세집을 찾아 어린이날 선물을 전달한 황재련(33·여·대일버스 직원)씨의 소망이다. 황씨는 이날 정임이를 돕는 대일버스 운전사들을 대표해 옷 한벌과 신발, 머리 방울 등을 선물했다.

대일버스 운전사 모임(총무 남동수)은 지난해 1월 정임이가 몸이 불편한 할머니(70)를 모시고 사는 소녀가장이란 사실을 알고 매월 십시일반으로 5만원을 마련, 보내주고 있다. 명절때는 10만원을 모아 보냈고 황씨는 수시로 정임이를 찾아 어머니 겸 친구가 돼주고 있다.

정임이는 생후 18일만에 어머니를 잃고 청도에서 농사를 짓는 아버지와 할머니 품에서 자랐다. 하지만 아내를 잃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버지는 한곳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떠돌다 올해초 숨졌다. 고아가 된 정임이는 할머니마저 갖은 고생으로 거동이 불편해 소녀가장 역할을 하고있다.

정임이는 그러나 타고난 명랑한 성격으로 누구보다 꿋꿋하게 살고 있다고 주위 사람들은 전한다. 황씨는 "선물을 받은 정임이가 너무 너무 좋아했다"면서 앞으로 정임이와 더 많은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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