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남북정상이 한반도에 드리운 불신과 반목의 장막을 걷어내는 역사적 합의에 성공한 14일 밤, 전국에는 환호의 박수소리가 일제히 메아리졌다. 8·15 상봉 소식에 실향민들은 '감동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눈물지었다. 각 계에서는 '이처럼 빨리 남북화해와 통일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질줄 몰랐다. 이제 남북은 이날의 정신을 그대로 살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실천사항을 다듬어 이 땅에 평화와 상호번영의 길이 조속히 열리기를 기원한다'는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이산가족 합의 北 용단 환영
▲김태일(영남대 교수)씨=이번 통일방안에 대한 의견접근은 남북한 당사자가 주인이 돼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이 주장하는 주한미군 철수 등을 전제한 자주적 통일과 우리측의 남북한 구성원 의사에 의한 통일간의 의견차 조율이 앞으로의 해결과제다.
북한의 낮은 단계로부터의 연방제와 우리의 연합제의 공동성을 인정한 부분과 관련해선 남북한이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평화공존을 유지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남북한의 최종목표인 완전한 통일에 대해선 서로 다소 입장을 유보한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문제 합의는 북한이 가장 껄끄러워한 부분이었는데 북한의 용단을 환영한다.
◈조급함 버리고 차근차근
▲김순권(55·경북대 농학과교수)씨=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큰 결단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 이제 통일문제는 조급함을 버리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반 국민들도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등에 대해 동포애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오는 8·9월쯤 가시화할 슈퍼옥수수 종자개발 진척결과가 남북한 정상회담 성공에 답례하는 큰 선물이 되길 기대한다.
◈남·북 단일팀 구성 기회로
▲박만태(79·경북체육회 고문)씨=이번 남북합의로 앞으로 스포츠 교류가 확대되고 월드컵 축구대회와 올림픽때 단일팀을 구성해 뛰어난 한민족의 기량을 발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스포츠를 통해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게 가장 손쉽고 빠를 것이라는 점에서 이 부분의 활성화를 가장 기대한다.
◈대북투자 늘어날 것
▲이홍중(51·화성산업 사장)씨= "남북경협사업은 위험부담이 상당해 그동안 대북투자 등에 주저했던 게 사실이었으나 이번 회담에서 경제협력을 확대키로 해 기업인으로서도 큰 만족을 느낀다. 앞으로 대기업은 물론 지역의 중소기업들도 경협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고 빠른 시일내 남북경협에 직·간접적인 투자와 참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잦은 만남으로 동질감 회복
▲민병도(한국미술협회 대구지회장)씨=남·북 정상이 통일과 이산가족 재회 문제 등에 대해 합의한 것은 긍정적인 일로 기대를 갖고 지켜보겠다. 문화 분야 중 미술의 경우 한국미술협회 차원에서 북측과 접촉하고 있으며 가시적 성과가 나오면 지역 작가들도 참여하길 기대하고 있다. 오랜 분단으로 문화적 이질감이 크나 잦은 접촉으로 동질감을 회복해야 하리라고 본다.
◈실무협상 조속타결을
▲김정숙(39·수성구 범물동 한라아파트)씨=무엇보다 50년동안 흩어져 살아온 이산가족을 비롯, 비전향장기수 등 인도적 문제의 해결방안이 제시된데 대해 대환영이다. 양 측 모두 실무협의에서도 원만하게 타협해 오는 8·15는 우리민족의 가슴 뭉클한 잔칫날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추상적 내용 다소 의문
▲대학생 윤종헌(27·계명대 일문과 4년)씨=통일문제를 남북이 자주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은 찬성하지만 미국 등 외세를 완전히 배제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북한측 연방제와 우리측 연합제의 공통성을 인정한다는 내용도 추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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