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소도시 학교 이전.신설 '뜨거운 감자'

중.소 도시 주민들의 경우 대도시에 비해 학교 신설.이전에 따른 생활상 변화가 더욱 크다. 당연히 찬성과 반대, 각종 민원도 많을 수밖에 없다. 최근 경산, 경주, 영천 등 경북 중.소 도시에서는 학교 신설.이전을 둘러싸고 교육당국과 주민들의 다양한 움직임이 일어 관심을 끌고 있다.

##새한중.고 신설

경산시내 학부모들의 숙원인 새한 중.고등학교 건축사업이 새한그룹의 워크아웃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개교 예정일을 각각 1, 2년씩 연장키로 한 것으로 알려져 실망을 안기고 있다.

새한그룹은 기업수익 지역환원 차원에서 학교법인을 구성하고 지난해 9월 경산시 갑제동 일대 1만6천평 부지에 3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전국 최고 수준의 학습시스템을 갖추는 새한 중.고교를 설립키로 하고 착공에 들어갔다.

새한 중.고등학교 설립안에 따라 중.고등학교 각 학년당 4학급(학급당 중학교 42명, 고등학교 25명)씩 모두 800여명을 선발키로 하고 중학교는 올해 3월, 고등학교는 2001년 3월에 개교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최근 학교법인 새한학원(이사장 이영자)측은 새한그룹의 자금사정 악화 등을 내세워 당초 계획한 중학교 개교일정을 2년, 고등학교는 1년 연기해 오는 2002년 3월에 동시에 개교키로 하고 경북도 교육청으로 부터 승인받았다.

더욱이 현재 새한 중.고등학교의 설립공사가 거의 중단돼 평균 공정율이 40% 수준을 믿돌고 있는데다 앞으로 새한그룹 채권단의 워크아웃 실사 방향에 따라 2002년 3월 개교 일정도 사실상 불투명한 상태다.

또 새한학원측은 학교부지를 조폐공사로부터 매입하면서 대금의 일부인 47억여원을 지금까지 갚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학부모들은 그동안 새한 중.고등학교의 설립안이 차질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자녀들을 대구 등 타지로의 진학을 포기했으나 결국 개교일정이 연기되고 계획자체가 도중하차 위기를 맞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학교법인 새한학원측은 "새한그룹의 자금유동성 문제와 향후 투자부문 등 채권단의 실사가 완료되고 기업구조개선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새한 중.고등학교 설립사업이 활기를 띌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여중 이전

경주시 북부동에 있는 경주여중은 건물이 노후하고 주변 교육환경이 열악한데다 학교가 시가지 중심부를 가로막고 있어 이전은 확정된 상황. 그러나 후보지 물색에 어려움이 많아 표류하고 있다.

경주시 교육청은 지난 96년 경주시 황성동 용황초등 신설부지 옆으로 이전계획을 세우고 도시계획 시설결정까지 했으나 문화재 출토로 무산됐다.

제2후보지로는 현재 경주시 사정동 신라초등 자리와 현곡지구, 선도동 등 3, 4개 지역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열린 공청회에 참가한 지역 교육계와 학부모, 주민 등은 각기 다른 이유를 내세우며 토론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제기되는 곳은 신라초등 자리.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적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신라초등 역시 도심에서 멀지 않아 또다시 이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만만찮고, 아예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 교육환경이 좋은 현곡 오류리 일원이 적지라는 의견도 있다.

박기일 경주교육청 관리과장은 "이전을 위한 일부 예산이 확보된 이상 빠를수록 좋으며 신라초등으로 옮길 경우 소요부지를 추가 매입하고 건물을 증축해도 많은 예산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영천고 이전

공립 인문계 고교인 영천고가 현재의 야사동 교사에서 망정동 담배원료공장 부지로 이전을 추진중이다. 영천시 교육청은 야사동 주변지역에 3천여세대의 아파트가 밀집, 초등학교 신설이 시급해짐에 따라 영천고를 이전하고 여기에 초등학교를 지을 계획.

영천고의 경우 지난 98년 폐쇄된 망정동 담배원료공장 부지 가운데 8천~1만평을 구입, 최신 시설을 갖춘 명문고로 신설한다는 것. 야사동 지역 초등학교를 오는 2003년 3월까지 개교해야 하므로 일정이 넉넉치 않은 실정이다.

조만호 영천교육장은 "이미 확보돼 있는 초등학교 신설 예산에 국고보조를 합하면 초현대식 고교 신설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헌기 국회의원도 영천고 이전 및 신설 예산 확보, 담배원료공장 부지 부분 매각 등을 위해 중앙정부 관계자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경북도 교육청과 영천고 관계자들도 최근 망정동 부지를 답사하고 담배인삼공사 재산관리팀과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천고 이전은 동창회와 학부모 의견수렴 절차가 남아 있으며 담배인삼공사측이 전체 2만8천평의 부지 가운데 1만평을 부분매각하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어 공식확정은 되지 않은 상태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경산.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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