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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I-조종사 파업, 妥結은 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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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항기 사상 초유의 조종사 파업은 노사간의 극적인 타결로 고비를 넘겼지만 충격이 큰 사태였다. 22일 대한항공의 거의 모든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고 ASEM회의에 참석한 NGO대표들도 출국을 못했다. 국정감사를 진행중인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구주반도 시간을 늦잡쳐 주영대사관에 대한 감사가 단축되는 등 차질이 생긴 것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파업이라는 극한 투쟁을 택했던 배경에는 임금과 근무시간 처우 등에 관한 불만이 핵심이었다. 노조는 외국 항공사들에 비해 과도한 비행시간과 저임금 등 근무환경이 열악한 상태여서 안전운항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개선을 주장했었다. 그러나 조종사들의 보수가 월 1천만원이 넘는 경우도 있고 근무여건이 그렇게 최악의 상태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는 점을 조종사들은 알아야 한다. 이번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도 전폭적으로 동정적이지 않았다는 것도 유념할 일이다.

사실 노사협상 과정을 보면 강경론자의 의견이 세력을 얻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사용자측도 그렇고 노동자들의 태도도 한치의 양보 없는 극한 대립으로 몰고가 끝내는 파업이나 직장폐쇄라는 경우도 있다. 대한항공의 협상과정도 이런 구도를 형성해 결국 파업으로 도달했다 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는 노동관계당국의 안일한 자세를 지적하고자 한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판단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조종사 노조설립 당시 복수노조 시비로 설립인가가 나지않아 집단행동의 움직임을 보였다. 그후 파업에 돌입하기까지 17차례의 협상이 이루어졌는데도 원만한 합의도출에 실패했었다. 그런데도 이 과정에서 노동관계당국은 무대책으로 일관한 수수방관 자세였다는 비난을 면키는 어렵다. 물론 노사분규는 당사자끼리의 자율해결이 원칙이지만 적절한 사태해결 노력은 필요하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파업이 일단락 됐지만 근원적인 해결로 보기는 어렵게 돼있다. 조종사들에 비해 보수가 낮은 관리·정비직 등 비조종사 노조원들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복수노조 설립을 둘러싼 기존 대한항공 노조와 조종사 노조간의 다툼도 갈등요인으로 남아있다. 기존 노조가 지난 6월 노동부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낸 '조종사 노조 신고 수리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냈다. 법원이 조종사 노조를 불인정하는 선고를 할 경우 노·노간의 대립으로 인한 또다른 파행이 우려된다.

잦은 사고 등으로 위신이 추락한 대한항공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노사 양측의 각성이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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