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달팽이의 전쟁같은 사랑'을 캐나다의 두 생물학자가 규명했다.생물학자들은 교미중 상대에게 독침을 날리는 왕달팽이의 이상한(?) 사랑행위에 대해 지난 400여년동안 연구했다. 하지만 뚜렷한 답을 얻지 못했다. 이 중 독일 학자들이 주장한 '몸속 염분을 없애기 위한 행동'이라는 가설이 가장 설득력있는 이론으로 받아 들여졌다.
최근 캐나다 맥길대학의 생물학자 로날드 체이스 교수와 그의 제자 데이비드 로저는 왕달팽이가 교미중 상대에게 독침을 날리는 원인을 밝혀냈다. '아빠가 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것. 왕달팽이는 암수 생식기를 한 몸에 지닌 양성체로 상대방과 교미를 할 때 2번의 교미가 동시에 이뤄진다. 즉 서로의 수컷 생식기로 상대 암컷생식기에 정액을 분사한다.
문제는 왕달팽이가 엄마보다 아빠가 되기를 원한다는 것. 따라서 상대의 정액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이 정액을 죽이기 위한 소화 효소를 내뿜는 반면 상대의 몸속에 들어간 자신의 정액을 살리기 위해 탄화칼슘으로 구성된 강력한 독침을 발사, 상대의 소화 효소를 무력화시킨다. 만약 교미 상대가 쏜 독침을 먼저 맞으면 상대의 정액을 무력화 시키지 못해 결국 임신을 하고 알을 낳게 된다. 그러나 상대가 쏜 독침을 피하고 교미 파트너에게 자신의 독침을 맞추면 아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왕달팽이들이 사용하는 독침은 왕달팽이의 평균 몸길이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cm정도로 자신의 액낭에서 나온 탄화칼슘 점막으로 덮여 있다. 이렇게 큰 독침을 사용하는 이유는 왕달팽이의 정액이 한 번 몸속에 들어가면 3년동안이나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낙 독침이 크고 강력해 교미중 독침에 맞아 죽는 달팽이도 종종 생긴다.
아빠가 되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부정(父情)이 있는 한, 왕달팽이는 지구상에서 영원히 번성할 것이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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