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주까지 매주 이어질 각본없는 주말 '정치 드라마'에 전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지난 주말 실시된 제주의 민주당 경선에서는 그간 선두권으로 꼽히던 노무현 후보가 뒤처지고 상대적 약세로 평가받던 한화갑 후보가 선두권으로 부상했다.
다음날 울산에서는 영남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노무현, 김중권 후보가 예상대로 약진했다. 어제는 김근태 후보가 전격 사퇴, 새 변수가 생겼다. 이번 주말 광주, 대전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12월 대통령 선거전이 본격 개막됐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우리 정당정치 사상 최초로 일반 국민들이 정당의 후보 경선에 참여, 상향식으로 공천자를 선출한다. 과다한 선거비용 등 일부 문제도 없진 않지만 달라진 후보추천 그 자체만으로도 50여년 헌정사상 새로운 변화라 평가할 만하다.
경선과정에 쏠린 관심은 국민들의 마음 저변에 깔려있는 변화의 욕구다. 새로운 정치실험을 통해 우리 정치가 생동감을 갖게 되는 것 같아 싱그러운 감을 느끼게 된다.
선거는 축제 분위기속에서 치러져야 한다. 일각에서는 선거 열풍에 온나라가 분열되고 상호비방과 부정선거 때문에 나라가 망할 지경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선거를 좀더 올바르게 치르자는 경계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선거에 대한 알레르기 시각은 우리가 제대로 된 선거를 별반 경험못한 때문이다. 종전 선거에서는 임기말에 이른 현직 대통령들의 속칭 '전심(全心)' '노심(盧心)' '김심(金心)'이란 말들이 횡행했다. 관권, 금권 부정선거 시비가 끊이질 않았고 '북풍(北風)' '세풍(稅風)' '병풍(兵風)' 논란 등도 그에 다른 것이 아니었다. 정치인들의 자질을 의심스럽게 한 경선결과 불복도 선거 혐오증에 한몫을 했다.
그러나 선거가 제대로, 또 룰대로만 치러진다면 그이상 재미난 축제마당이 어디 있겠는가. 선거는 카타르시스이기도 한 때문이다.지난 정치의 민생을 평가하고 그간 우리사회에 내재돼왔던 모든 잘못된 제도와 관행, 그리고 앞으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역시 선거운동을 통해서 가장 확실하게 이뤄진다.
선거에는 열기가 있어야 한다. 열기가 바로 국민들의 참여고 그 참여가 제대로만 물꼬 트이면 공명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는 새바람이 이는 대통령선거와는 달리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허공중에서 출마 예상자들의 공천경쟁만 요란하다.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대통령선거보다 시일은 훨씬 가까이 다가와 있는데 말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뭔가 어두운 색깔을 띠고 불투명한 느낌을 준다. 공천권을 쥔 특정정당 그들만의 행사여서 그런가.
지역에서는 여전히 '한나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정서가 팽배한 것이 문제다. 대통령 선거는 각당의 공천 경쟁이 끝나면 결승전격인 진짜 선거가 남아 국민들에게 또한번의 선거 치르는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하지만 지역의 자치단체장 선거는 그렇지가 못하다. 공천경쟁만 끝나면 그만인 경우가 많다.
이번 양대 선거를 통해 지역주의가 불식돼야 지방선거에도 올바른 경쟁구도가 생기고 지역발전에도 올바른 경쟁의 원리가 도입된다.
한나라당 일색인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지역민들은 사실상 한쪽 당에서 공천하는 특정 인물과 무소속 출마자를 두고 찬반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선택의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
정치색이 다양화돼야 시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 지방의원 등도 여러 인물을 두고 폭넓은 정당 공천이 가능해진다. 그만큼 지역 인재풀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얘기다.
특정 정당 일색인 정치색은 궁극적으로 지역에 마이너스가 될 뿐이다. 대통령선거전에는 다음 주말이 기다려지는데 지방선거에는 그런 것이 없어 싱겁다는 느낌이 든다.
이는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보다 비중이 큰 탓도 있겠지만 보다 근본 원인은 지역의 정치색 때문인 듯하다. 싱겁지 않은 지방선거는 언제나 치러볼 수 있을까.
지국현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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