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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김경수의 폭주족과 법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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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방송프로그램을 보니 이른바 폭주족이라고 불리는 젊은이들에게 헬멧 씌워주기를 줄기차게 한단다. 오토바이 타는 재미에 흠뻑 빠져 자신의 생명을 건사할 최소한의 장비인 헬멧 착용을 잊은 그들에게 헬멧을 씌워주자는 프로그램의 취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사고로 인해 자칫하면 젊은이들의 소중한 생명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 보모의 심사를 대신하려는 사랑도 느낄 수 있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우회적으로라도 오토바이에 집중하는 그들의 젊은 열기를 다스려보자는 기획 의도 또한 읽기에 어렵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그 기획은 일단 발상의 전환이라는 이름에 값한다.

그러나 이런 발상은 어딘가 순서가 뒤바뀐 느낌이 든다. 일선 학교에서 전향적으로 만들어준 흡연실이 외면당하는 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젊은 폭주족들이 느끼고자 하는 것은 일종의 스릴이다. 그리고 그들이 갈구하는 스릴 속에는 분명 핼멧 같은 거추장스러운 것을 일부러 벗어버리는 것 또한 포함될 것이다.

폭주족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비단 그들의 삶만이 아닌 다른 운전자나 통행자들의 생명마저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런 위험은 대부분 그들이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데에서부터 비롯된다. 중앙선 침범이라든가 곡예운전, 경적 울리기 같은 것이 그에 해당된다. 결국 폭주족과 관련된 모든 문제는 그들이 공공질서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기 때문에 빚어지는 것이다.

폭주족에게 헬멧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생명과 마찬가지로 남들의 생명 또한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며, 그런 인식은 결국 질서와 법규를 준수할 이유와 필요성에 대한 교육과 이어져 있다. 결국교육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법규준수의 당위성을 가르치면 헬멧 문제가 해결되지만, 헬멧을 씌워준다고 해서 그러한 법의식이 생겨나지는 않는다. 방송 프로그램의 구태의연함 내지는 윤리적 무감각이 문제가 될 때마다 관계자들은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그러나 일의 선후와 맥락을 무시한 발상은 발상이 아니다.

계명대 교수.문예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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