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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칸'에 떨친 임권택의 한국적 영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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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임권택(林權澤) 감독이 영화 '취화선'으로 우리의 영화사상 처음으로 감독상을 수상해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면서 새 장을 여는 쾌거를 보여줬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 영화제의 수상은 그가 세계적인 거장 대열에 진입하는 개인적 영예일 뿐 아니라 한국 영화의 총체적 역량을 가늠하면서 앞날을 밝게 해주는 청신호이자 우리 문화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임 감독은 우리 근현대사의 질곡과 한국적인 미를 복합적으로 아우르면서 한국적인 정서에 천착하는 영상미학의 추구로 일찍부터 한국 영화의 대표성을 인정받아 왔다. 지난 1981년 영화 '만다라'로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문에 첫 진출한 이래 198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씨받이'로 여우주연상(강수연)을 따낸 바 있다.

칸 국제영화제에는 2년 전 '춘향뎐'으로 문을 두드린 데 이어 이번의 영예를 안게 됐지만, 이는 특유의 한국적 영상언어로 집요하게 서방세계를 설득해온 성과로 봐야 할 것이다.

하늘을 뒤덮은 되새떼와 넘실거리는 억새밭, 눈 내리는 개펄 등의 원초적 아름다움이 조선조 말기의 불우했던 화가 장승업의 삶 뒤로 펼친 '취화선'의 영상언어는 그의 소신 대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기도 하다.

이번 수상은 또한 그와 호흡을 같이하면서 세계가 주목하는 영상언어를 향한 열정에 함께 불지펴온 정일성 촬영감독과 이태원 태흥영화사 대표 등 노장들의 뒷받침도 높이 평가돼야 할 것이다.

근년 들어 우리 영화는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친구' 등으로 작품성과 흥행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낳았다. 해외에서 '한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질.양적 성장에 '취화선'이 지니는 의미는 우리 영화의 정체성과 한국적 영상미학의 추구가 가져다 준 영예라는 점에서 더욱 증폭된다.

이번 임 감독의 수상을 계기로 한국 영화가 국제 무대의 새로운 기원을 향해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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