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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센터 존폐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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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대구시내 7개구 129개 동사무소가 주민들의 문화·복지공간인 '주민자치센터'로 탈바꿈했지만 인력, 예산 부족 등으로 참신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해 외면을 당하면서 시행 1년여만에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주민 없는 주민자치센터

대구시 달서구 한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 경우 컴퓨터교실, 헬스장, 탁구장, 종이접기, 꽃꽂이 등 여러가지 문화강좌를 실시했지만 종이접기와 꽃꽂이 강좌는 수강생이 없어 시행 3개월만에 폐쇄했다.

또 달서구 모 동사무소의 경우 가요교실은 수강생이 60여명이나 되는 등 인기가 있지만 수지침, 풍물패 강좌는 수강생이 10명 미만이어서 올 여름엔 강좌를 없애기로 했다.

지난 99년 9월 주민자치센터 시범실시 동사무소로 지정된 서구 한 동사무소도 당시 의욕적으로 선보인 문화강좌 4개 중 탁구교실 등 3개가 주민참여가 없이 개점휴업 상태다.

◆형식적 운영

현재 각 동사무소에서 주민자치센터 운영을 전담하고 있는 직원은 1명도 없다. 게다가 주민에게 유익하고 필요한 프로그램 발굴을 위해 구성된 주민자치위원회엔 전문가 대신 대부분 지역 유지 및 구의원들로 채워져 있는 등 구색 맞추기란 목소리가 높다.

정부 재정지원도 형식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시행에 앞서 행자부는 국비 40%, 시비 30%, 구비 30%의 지원을 약속했지만 국비와 시비 지원은 전무한 상황.

한 동사무소 동장은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는데 구청에서 연간 500만원을 지원받고 있지만 수선·홍보 등 관리비만 겨우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책

전문가들은 주민자치센터가 본래 기능을 살리려면 행정관서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주민들이 참여하는 형식이 아니라 공통된 관심분야를 주민들 스스로 만들어 활동하는 '모임방'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대구 남구청과 연계 '주민자치센터 운영협의회'를 구성한 새대구경북시민회의 임성혁 기획부장은 "대부분 동사무소가 주민자치센터의 원래 취지인 주민자치력 향상 및 지역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는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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