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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선관위의 '정치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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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18일 노무현-정몽준 후보간 단일화를 위한 정당 주최의 TV토론 중계를 1회로 제한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한 번은 되도 두 번이나 세 번은 안된다는 '고무줄 잣대'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되면 되는 것이고 안된다면 아예 허용치 말았어야지. 너무 정치적인 해석이 아니냐는 이야기다.

두 시간여 9명의 선관위원이 모두 참여한 전체회의를 거쳐 완전 합의라고 내린 결론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방송사의 취재.보도의 자율성과 선거보도의 공정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감안한 것이라는 설명과는 사정이 달라 보인다. 사생결단식으로 극명하게 갈린 정파의 이해관계를 감안,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알 권리를 충족시키면서 다른 후보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한 차례 허용키로 했다"고 했다. 또 "언론기관의 선거 취재보도는 고유의 기능이며, 자율에 속하는 사안"이라면서도 "선거운동의 기회균등과 선거보도의 공정성은 준수돼야 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이에 대해 3, 4회 중계를 주장한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내심 단일화 토론회를 통해 '대박 흥행'에 차질을 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왜 한 번 뿐이냐"고 불만이다. 또 한나라당은 단일화의 상승효과를 싹부터 잘라야 한다는 판단에서 "왜 한 번이라도 허용하느냐"고 또한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물론 양쪽의 주장이 너무 상이했기 때문에 어차피 모두를 100% 만족시키는 결론은 나올 수 없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이날 선관위의 결정은 지난 7월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들 정도라는 평가를 받으며 돈안드는 선거를 위한 TV 정책 토론 등 미디어.정책 선거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혁명적' 의견을 내놓던 시점의 자세와는 너무 판이했다. 분명한 퇴보로 비칠 만한 것이었다.

차라리 방송사가 지금껏 각종 토론회를 주최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정당 주최 행사를 방송이 중계를 하든 방송사의 독자 프로그램을 편성하든 공정성만 담보하고 자율적 결정에 맡기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선거법의 정신도 이제 포괄적 금지에서 특정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허용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자율 정신을 살리는 것이 시대 변화에 더 충실한 결정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번 선관위의 결정이 각 정파로부터 욕을 덜 먹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고 해도 사법기관들의 '정치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선관위마저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비판을 감내해야만 할 것 같다.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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