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생중계된 대통령후보 합동토론에서 이회창·노무현·권영길 후보는 토론주제인 정치·통일 분야 말고도 도청 의혹과 지역편중 인사 등 국정전반에 걸쳐 날카로운 공방을 벌였다. TV 합동토론회가 열린 KBS홀에는 수십명의 각당 관계자들이 토론시작 1시간 전부터 대기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세 후보는 이날 옷 모양새가 엇비슷해 눈길을 끌었다. 모두 감색양복에 스트라이프 계통의 넥타이를 맨 것이다. 하지만 넥타이색갈은 이 후보는 자주색, 노 후보는 파란색, 권 후보는 은색 계통으로 모두 수수한 차림이었다는 게 중론.
○…이·노 후보의 공방은 예상대로 뜨거웠다. 이 후보는 'DJ정권 계승자=노무현'이라는 등식을 부각시키려 했고 노 후보는 이 후보 개인과한나라당의 부패문제를 소재로 삼았다.
먼저 이 후보는 "노 후보는 민주당에 있으면서 과연 무슨 일을 했느냐. 아들 비리 특검제도 반대했고 정풍운동 때도 반대하고 동교동계를 비호해 그 대가인지 몰라도 장관까지 하고 대통령 후보까지 되지 않았느냐"고 공격했다.
그러자 노 후보는 "특검제를 반대한 사실이 없으며 장관은 2000년에 했고 정풍운동은 지난해였다"고 반박하면서 "이 후보는 지난 96년 안기부 예산 1천200억원을 선거자금으로 전용했을 때선거대책위원장이었고 김현철씨 비리에 대해 무엇을 했느냐. 남을 나무랄 형편이 아닌 것 같다"고 비꼬았다.
○…답변 태도면에서 이 후보는 적절한 비유를 써가며 "좀 부드럽게 하죠" "좋은 말씀 해주셨다"는 등 여유있는 모습을 보이려 애를 쓴 반면 노 후보는 직설화법으로 공격하면서 침착하고 진지한 이미지를 연출하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도청의혹과 관련 "극장에 불이 나 뛰어나와 불났다고 하는데 불을 끄지않고 불났다고 한 사람에게 표를 샀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는 예를 들어 노 후보의 자료출처와 제보자공개요구를 비켜갔다.
반면 노 후보는 보다 직설적으로 "이 후보 동생이 재판을 받았고 부인 문제는 수표번호까지 나오는 등 이런저런 의혹을 받고 있지 않느냐"며최근 제기되고 있는 부천 범박동 재개발 비리 의혹까지 거론, 이 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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