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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대학생과 책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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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가능성을 타진하는 원고가 거의 매주 한 두 편씩 내 책상에 쌓인다. 디스켓이나 이메일로 전달되는 원고도 많다. 이들을 읽고 검토하여 출판으로 이어질 때는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못할 때는 시간낭비는 물론 필자들에게 다른 길을 찾도록 해명하고 설득시켜야 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 많은 필자들은 자신이 쓴 원고야말로 베스트셀러의 가능성을 모두 갖추었다고 믿고 있다.

대수롭지 않게 시작했지만 집필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나 자문을 구하다보면 자신의 원고가 대단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져 출판까지 결심하게 된다. 베스트셀러가 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오로지 출판사측의 노력에 달렸다면서 나를 설득시키려는 필자도 있다.

비소설의 경우 많은 필자들은 대학생들을 주 독자층으로 하여 집필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책을 많이 읽는 집단, 가장 깨어있는 의식의 집단이 대학생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 탓일 게다. 책 읽지 않는 대학 사회를 성토할 때는 듣기가 참으로 거북하다.

현실적으로 대학생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넉넉하지 못하다. 이들의 월 평균 용돈은 30∼40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고등학생 시절 한 과목의 과외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적지 않은 휴대폰 통신비와 교제비 등을 제하고 나면 책값으로 지출할 여력이 있을까.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순수문학 서적의 침체로 고전하던 유명 출판사들이 근래들어 386세대의 주부들을 겨냥하는 교양서적이나 아동도서 시장에 뛰어들어 매출을 늘리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386세대들은 80년대 대학시절 의식화 과정에서 인문·사회과학 도서를 체계적으로 읽은 세대들로 책읽기의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다. 고도산업사회의 물질적 풍요를 느껴본 만큼 문화적인 욕구도 강하다.

자신은 물론 자녀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책을 읽히고 있다. 무엇보다 책을 사볼 경제적 여력이 출판시장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자녀가 책값에 구애받는 대학생이라는 사실을 아는 부모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장호병 도서출판 북랜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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