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1, 막판 부동층 공략 총력전

투표일을 하루 앞둔 18일, 주요 대선 후보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지지를 호소한 뒤 서울 등 수도권을 누비며 막판 부동층 공략에 주력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부패정권 청산론과 안정론을 역설한 뒤 "새 정부의 부정부패는 추상같이 다스리겠다"며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부터 개혁대상이며 부패비리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고 대통령 비서는 비서 일을 충실히 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한 "총리에게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괄하는 권위를 맡기고 장관 중심으로 행정을 이끌어가겠다"며 "야당 지도자들과도 늘 국정을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회견직후 인천계양구 지역을 시작으로 시흥과 서울 등 수도권 17곳에서 릴레이 거리유세를 강행,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야말로 망국적 지역감정을 끝낼 수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영남만 도와주시면 제가 전국적인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한 "낡은 정치의 청산과 새로운 정치의 시작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국민통합의 정치, 깨끗하고 돈안드는 투명한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회견후 상경, 서울화곡역 네거리 등 15곳을 돌며 '새 정치론'을 집중 부각시켰다. 이와 함께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대표는 경기지역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한 뒤 노 후보와 함께 서울 명동과 종로에서 공동유세를 펼쳤다.

권영길 후보도 이날 회견에서 "저에 대한 투표는 죽은 표가 아니라 행복한 사회를 위한 씨앗이자 종자돈"이라며 "평등한 사회, 줏대있는 나라, 사람답게 사는 나라가 결코 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이어 도곡동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하는 등 서울지역 13곳에서 유세를 계속했다.

서봉대.김태완기자

◈ 이후보 회견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18일 기자회견은 현 정권의 부정부패 심판론과 '안정이냐, 불안이냐의 선택'이란 점 등을 강조함으로써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지난 5년간의 국정파탄과 부정부패를 기억하신다면 실패한 민주당 정권에게 심판을 내려달라"며 "누가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깨끗한 정부를 세울 수 있는지 분명하게 선택해 달라"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

또한 "유세 현장에서 많은 국민들이 부정부패 심판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지난 날의 부정부패는 반드시 그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처벌은 관용의 정신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밝힘으로써 정치보복에 대한 항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애썼다. 물론 차기 정권의 부정부패에 대해선 추상같이 다스리겠다는 점도 역설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은 여러분의 부모형제가 피와 땀으로 세운 나라"라며 "불안하고 미숙한 급진세력에게 맡길 수는 없다"고 안정론을 부각시켰다. 그는 거듭 "누가 핵위기로 부터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이 나라를 구하려면 정권을 교체하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북한 핵문제, 부정부패, 경제불안, 교육붕괴 등 모든 게 위기적 상황"이라며 "내일 국민의 힘으로 이 나라를 구해야 하며 새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상대적으로 20~30대 젊은층의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젊은이들은 감성적이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만큼 지지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과시하듯 이 후보 회견장에는 각계의 젊은이 100명이 배석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 노후보 회견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8일 "낡은 정치의 청산과 새로운 정치의 시작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이제 겸허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17일 저녁 부산유세를 마친 노 후보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선거야말로 망국적인 지역갈등을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영남만 도와주면 전국적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특히 "영남은 제가 태어난 곳이며 오늘의 저를 키워준 곳"이라며 자신이 영남출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영남이 앞장서서 국민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후보는 "정치에 입문한 이후 지난 14년동안 동서화합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왔으며 지역주의의 벽을 넘기위해 정치생명을 던져왔다"며 자신의 정치역정을 설명하면서 거듭 지역주의 청산을 역설했다. 노 후보는 대선기간 다섯차례나 부산.경남지역을 찾았다.

이날 노 후보가 이번 대선 최대쟁점인 행정수도 이전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않은 것도 이채롭다. 행정수도이전 공방을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는 지역 민심을 고려한 것이다. 노 후보는 이어 "이번 선거는 남북이 냉전과 대결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화 번영으로 나아가는 분수령"이라면서 "남북의 평화화 협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7천만 민족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며 사실상 경제교류중단을 주장하는 무책임한 정략은 한반도에 긴장과 냉전을 불러올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끈기와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통해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 권후보 회견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18일 "권영길에게 투표하는 것은 죽은 표가 아니라 행복한 사회를 위한 씨앗"이라며 "'당장의 우리'가 아니라 '미래의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투자하는 종잣돈이 되는 표"라고 호소했다.

권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다른 후보가 집권해도 하지 못할 일을 200만, 300만, 500만표의 지지만 받아도 할 수 있다"면서 "그것은 저 개인이 아니라 국민 여러분의 힘이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권 후보는 이날 민노당의 정체성과 선명성을 유독 강조하며 "민노당은 선거를 위한 급조된 정당, 야욕을 위해 철새가 난무하는 정당이 아니라 한국정치를 파탄시켜왔던 보수정당을 심판하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대선 이후 민노당을 '유일 선명야당' '진보정당'으로 자리매김시켜 제3당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구상을 피력한 것이다.

이와 관련, 민노당은 현재 3만2천명의 당원을 내년에는 5만명 이상으로 늘리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를 포함, 최소 10석 이상의 원내의석을 확보하는당 발전방안을 마련했다. 권 후보는 끝으로 "당선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민노당은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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