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흥 노사 "이럴수가...." 노조 파업 돌입 시사

26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 4차회의에서 신한금융지주회사가 조흥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조흥은행 노사는 "전혀 예기치 못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대선 이후 정치기류 변화와 여론 동향 등을 감안할 때 매각의 '속도'가 조절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었던 조흥은행 경영진과 노조는 이날 오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소식이 전해지자 각각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조흥은행의 한 고위간부는 "대선 이후 현 정부가 급작스럽게 매각작업을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당황스럽다"며 "앞으로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할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 경영진은 이날 오전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짓기 위한 경영위원회에서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은행 내부에서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실무기구인 매각소위의 결정사항인 만큼 앞으로 공자위 전체회의 등의 논의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자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흥은행 노조는 강력히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용규 노조 부위원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이라며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야 하겠지만 정부의 부당한 매각에 맞서 언제든지 총파업을 감행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해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조는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파업강행 여부를 포함한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내려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금융산업노조 유선기 대외협력위원장도 이날 "정부가 조흥은행 우선협상대상자를 서둘러 선정한 것은 차기 정권의 약속 위반"이라며 "매각 저지를 위해 공자위 전체회의에 맞춰 파업을 단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대선전 민주당과 노무현 후보가 한 조흥은행의 분할 매각 약속을 믿고 파업을 미룬 바 있다"면서 "정부가 약속을 어긴 만큼 파업이라는 극한 투쟁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산업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조흥은행 매각 저지를 위한 비대위 상황실 회의'에 이어 오후 2시 '금융산업노조 전체 대표자회의'를 잇따라 열고 향후 투쟁방향 등을 논의한다.

금융산업노조가 공자위 전체회의에 맞춰 파업을 단행할 경우 내년초 금융시장의 혼란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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