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3 신춘문예 당선작-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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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아직도 이곳에 닿지 않았다

해묵은 선로만 시린 발을 끌고 와

창문을 기웃거리고

나는 짐처럼 놓여 있다

갈 곳 잃은 전화번호와 헐벗은 상념들

한 줌의 값싼 희망 주머니에 구겨 넣은 채

바람의 갈피 속에서

들썩이는 잠이여

나를 깨우는 건 언제나 냉혹한 시간

완강한 어둠을 덧문 밖에 밀쳐 놓아도

저만치 유배된 내일이

복병처럼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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