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쓰레기 매립장 갈등(1)상주-주민들 출입구 실력저지

경북도 시·군 곳곳에서 새해 벽두부터 쓰레기 문제가 불거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연말연시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 탄 마구잡이식 쓰레기 버리기와 소각 행위로 단속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쓰레기가 곳곳에 버려지고 넘쳐 악취와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전염병 발생 등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성주군 성주읍의 간이 쓰레기 매립장 인근 삼산리 주민들의 승용차 등을 동원한 매립장 출입구 저지로 군내 10개 읍·면에서 수거되는 하루 24t의 생활쓰레기가 8일 동안이나 제때 수거되지 못했다.

도로가에 내놓은 쓰레기가 쌓여 바람에 나뒹굴면서 도시미관을 크게 해친 것은 물론이다.

김모(50·성주읍)씨는 "연초부터 시가지 곳곳이 쓰레기로 마치 쓰레기 무덤 같았다"면서 "고향을 찾는 출향인이나 외지인의 방문도 많아 보기 흉하고 주민들의 불편도 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매립장 입구를 막은 삼산리 주민들은 "현재 사용중인 2차 간이쓰레기 매립장 설치 당시 지난 연말까지 매립장 사용을 약속했는데 군이 약속을 어기고 땅주인과 2년간 연장 계약했다"면서 군에 화살을 돌렸다.

이에 군측은 "쓰레기장 사용 조건으로 주민숙원사업 등을 지원했고 마땅히 다른 곳에 버릴 데도 없어 공권력 투입 요청이나 업무방해 등으로 고발도 검토중"이라고 맞대응 의사를 밝혔다.

한편 성주군 광역쓰레기 매립장은 지난 95년부터 추진됐으나 부지문제로 성주읍 대황리, 수륜면 송계리, 대가면 도남리, 수륜면 작은리 등 4곳을 옮겨 다녔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성사되지 못했다.

특히 작은리 매립장 경우 군이 전 행정력을 동원해 매립장 설치에 나섰으나 지역민들의 반발과 하류지역인 고령주민들까지 거들면서 주민들이 매립장 부지를 구입하는 '내셔널 트러스트'운동으로 또다시 좌초됐다.

전수복 성주군의회 의장은 "성주군이 쓰레기장 확보를 위해 엄청난 재원을 들이고도 해결치 못해 주민불편과 재원낭비만 초래한다"며 "이해 주민들과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이에 군 이성수 환경보호과장은 "현 매립장 경우 2년 연장계약을 해도 연말까지 사용도 할 수 없을 정도여서 이미 인근에 2천5백평의 부지를 확보, 향후 6년을 사용할 수 있는 매립장을 연내 설치해 당분간 쓰레기 걱정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또 "향후 20년간 사용 가능한 광역쓰레기 매립장 조성도 별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산리 주민들은 "2차 간이매립장 설치때 삼산리에는 더 이상 매립장을 설치하지 않는다는 각서까지 썼는데 이젠 발뺌한다"며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내놓은 상태"라며 반발, 완전한 사태수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 사회단체 대표(40)는 "2년전에도 주민들이 도로를 막아 1주일 정도 쓰레기 수거가 안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는데 해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이와 관련, 이창우 성주군수는 "이해 주민들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토록 하겠으나 쓰레기 문제가 장기화 될 경우 엄청난 주민불편도 예상돼 특단대책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성주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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