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에드 앨런 포의 무덤에 올해에도 정체불명의 방문객이 나타나 장미 3송이와 코냑 반병을 남겨놓은 뒤 사라졌다고 ABC 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얼굴을 검은 두건으로 가린 이 방문객은 19일 새벽 볼티모어에 있는 포의 무덤에 나타나 그의 손을 포의 묘비에 대고 절을 한 뒤 장미 3송이와 코냑인 '마르텔' 반병을 무덤 위에 놓고 조용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거대한 보름달이 도시를 비추고 있었고 수십명의 호기심 어린 사람들이 자동차안에서 보고 있거나 보도에서 이를 구경했지만 이 방문객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빠져나갔다.
포 저택 및 박물관의 큐레이터인 제프 제롬은 이 의식을 구경하기 위해 초청한 포의 열광팬들과 함께 근처의 좁은 교회에서 밤을 지새운 뒤 "나에게 이것은 마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중 누구도 숨어 있는 곳에서 한 발 나아가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낼 수 있었지만 아무도 이 미스터리를 망치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976년 1월19일부터 매년 같은 날 이 묘지를 관찰해온 제롬이나 어느 누구도 이 방문객의 정체를 모르고 있다.
이 방문객은 포가 숨진 지 100주년이 되는 1949년에 처음 나타난 것으로 기록되기 시작했으며 그는 이후 2, 3명의 아들들에게 이 의식을 물려준 것으로 제롬은 추정하고 있다.
이 방문객은 1993년 묘지에 "성화를 넘겨줄 것"이라는 쪽지를 남겨놓았으며 나중에 또다시 남겨진 쪽지에는 원래의 방문객이 1998년에 숨졌고 포 무덤에 대한 의식을 아들들에게 물려줬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두 쪽지가 정체불명의 묘지방문객이 사람들에게 전달한 의사의 전부다.
지금까지도 방문객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은 (방문객에 대한) 존경과 방문객의 교묘함과 볼티모어 1월밤의 추위 등으로 호기심 어린 사람들의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은 고양이' '갈가마귀' '어셔가의 몰락' 등의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포는 40세의 나이에 볼티모어의 한 술집에서 정신착란 상태에서 실신한 뒤 숨졌다.
그의 사망 당시의 정황은 분명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정체불명의 방문객이 장미 3송이를 무덤에 놓는 것은 포와 그의 계모 마리아클렘, 그의 부인 버지니아 등 그 묘지에 함께 묻혀있는 사람들도 기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냑의 의미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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