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예술의 한계인가?' '새로운 모색기인가?'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 미술관.갤러리 열풍이 불어닥친 지 3년여. 그때만 해도 사이버 갤러리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순항을 할 듯했다.
누구나 쉽게 인터넷을 통해 미술품을 감상하고 매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적지않은 미술계 인사들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한때 100여곳에 이르던 사이버 갤러리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 이제는 찾아보기조차 힘들어졌다.
한때 사이버갤러리를 운영했던 독립큐레이터 김옥렬(39)씨는 "사이버 갤러리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창출할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면서 "어떻게 화랑에서도 잘 팔리지 않는 그림을 온라인상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때 미술품 거래를 마치 인터넷 쇼핑몰에서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것과 마찬가지 쯤으로 간주했다는 얘기였다.
사실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는 1차원적 시각이미지로는 미술품의 실체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보여주기가 불가능하다.
그림을 직접 보면서 질감 촉감 크기 등 다양한 느낌을 맛보려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몇년전만 해도 1천개를 육박하던 화가들의 홈페이지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미술포탈사이트 '최금수의 이미지 쏙닥쏙닥(neolook.com)'은 최근 화가들의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1년새 무려 30%가 폐쇄됐다고 밝혔다.
운영이 버겁거나 무료 호스팅이 중단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실 그 배경에는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더이상 작품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89년부터 홈페이지를 운영해온 한국화가 남학호(44)씨는 "홈페이지에 하루 50, 60명이 방문할 때도 있지만 작품판매로 연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면서 "단순히 작품이나 화가 자신의 홍보 차원에 그쳐야지 더 이상을 기대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최근들어 미술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시키는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즉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해 매장(갤러리)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가나아트센터, 표화랑 등 서울의 큰 화랑들은 적지않은 자금을 투입, 입체적인 그래픽, 동영상 등을 통해 미술품의 3차원적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재현하고 있다.
갤러리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 듯한 화면과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화면구성 등으로 미술애호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표화랑 큐레이터 박지은(32)씨는 "아직까지는 당장 미술품 판매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술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꾸준히 연결시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송아당화랑(053-425-6700)이 2월28일까지 '신년 사이버 특별전(www.songadang.co.kr)'을 열어 눈길을 끈다.
인터넷을 통해 장이규 이원희 김인숙 이수동 윤장렬 장기영 윤병락 등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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