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엔 '부자되세요' 라는 광고카피에다'꿈★은 이루어진다'가 전 국민적 유행어가 되더니 새해는 벽두부터 '인생 대역전'이란 말이 광풍처럼 휩쓸고 있다.
800만분의 1이라는, 도무지 감(感)조차 깜깜한 확률에 인생을 배팅하려는 사람들로 로또 복권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엔 당첨금액이 사상 초유의 100억원 대를 넘을 전망이어서 그 열기가 이만저만 뜨겁지 않다.
그들은 가벼운 표정으로 말한다.
"적은 돈으로 일주일간 즐겁게 기대할 수 있으니 투자할 만하죠, 뭐". 어떤 이들은 레저라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스포츠게임 같다고도 말한다.
로또복권 뿐만이 아니다.
강원도 정선의 카지노로 몰려가는 사람들, 경마 경륜에 목매는 사람들, 게다가 어디서고 앉기만 하면 펼쳐지는 고스톱에 포커판….
이탈리아의 패션 디자이너 갈리아노가 최근 내놓은 향수의 이름이 Addict(탐닉 중독)라 한다.
어딘가에 빠지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나약함을 간파한 그의 눈이 날카롭다.
무릇 향기로운 내음이나 미약(媚藥) 속엔 치명적인 유혹이 숨어있기 마련. 요즘 우리사회의 도박 열풍이 중독을 향한 임계치로 치달아가는게 아닌가 싶어 아슬아슬한 느낌이다.
중국의 거리 곳곳에선 '내일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明天更美好)'라는 글자가 적힌 선전광고판을 종종 보게 된다.
아름다운 내일을 향한 비전은 13억 중국인들에게 희망의 아젠다가 되어있고 중국은 여의주를 문 용(龍)이 되고자 몸부림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목적도 방향도 없이 이제나 저제나 대박 터뜨릴 꿈에만 취해 몽롱해져 있으니….
서울에 집을 한 채 사서 1년 만에 팔았더니 1억 벌었다느니 2억 벌었다느니 하는 말들을 심심찮게 듣는다.
한평생 직장생활을 한 사람의 퇴직금과 비교할 때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고 있다.
투기가 일상화되는 사회가 아닌,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이 잘 사는 사회야말로 행복지수가 높은 사회일텐데….
존 휴스턴 감독의 뮤지컬 영화 '애니(Annie)'(1982년)에서는 고아소녀 애니가 슬픈 현실속에서도 내일은 뭔가 나아질거라며 밝게 노래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내일이 오면 태양이 떠오를거야/~내일아, 내일아 널 사랑해/ 내일아, 하루만 지나면 네가 오겠지'. 이제 곧 돛을 올릴 새 정부에 기대하고 싶다.
지금은 좀 힘들더라도 정직하고 부지런히 일하면 언젠가 잘 살 수 있다는, 예측가능한 사회로 바뀌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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