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후 정치개혁과 세대교체론에 힙임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17대 총선을 겨냥한 30, 40대 '신인'들이 물밑 경쟁 대열에 대거 뛰어들거나 준비 중이어서 전국적으로도 대표적인 '장로(長老)사회'인 대구·경북에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들은 지역의 정치 정서가 친 한나라당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 성향이 대부분이지만 정치개혁의 진척 상황에 따라 무소속이나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어 내년 총선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 국회의원들의 평균 연령이 60대를 넘어선 지 오래라는 점에서 이들은 한나라당의 '공천 물갈이'에도 기대를 걸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새로운 정당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기성 TK 정치권이 이미 노쇠했거나 시대변화에 자생력을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총선이 1년 이상 남은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득권자인 현역 의원에 대해 다수의 도전자가 난립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어 기성 정치권의 벽을 뚫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없지 않다.
또한 대구의 경우 젊은 바람을 기대하는 인사들이 비교적 많지만 경북은 그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대구
꼬마 민주당 출신인 임대윤(46) 대구 동구청장은 오래 전부터 꿈꾸어 온 국회 입문을 위해 내년 총선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구가 분구가 예상되는 지역인데다 동구청장 재선으로 지역 사정을 손금 보듯이 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유수호 전 의원의 차남이며 KDI 연구원을 거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이회창 전 후보의 최측근으로 활약한 유승민(46)씨 역시 대선 패배 이후 다소 주춤해졌지만 수성구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홍구 전 총리 보좌역으로 정계에 입문, 이회창 전 후보의 보좌역으로 연설문과 인터뷰 등을 담당했던 권영진(42)씨는 경기 남양주를 겨냥하지만 청구고(14회) 출신이란 점에서 대구도 염두에 두고 있다.
남구에는 재선 시의원인 조진해(40)씨도 주목의 대상이다.
지난 대선 당시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 21로 옮긴 상태로 한나라당 탈당 이유도 차기 총선 출마 때문이었다.
이상득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이명박 서울시장의 국회 시절 보좌관을 지낸 김상인(45)씨는 대선 당시 이 전 후보 후원회 일을 맡아봤으며 역시 남구를 희망하고 있다.
사조그룹 기획실을 거쳐 주진우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고 이회창 전 후보의 공보보좌역으로 대 언론정책을 담당한 김성완(42)씨도 남구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
박준규 전 국회의장 비서관을 시작으로 이재명 전 의원 보좌관, 그리고 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 보좌역을 거쳐 정몽준 후보 비서실 차장을 지낸 이형록(38)씨도 사회봉사 활동을 본격화하며 출마를 노리고 있다.
경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임인배 의원 보좌관과 한나라당 보좌관 협의회 회장을 지낸 김치영(48)씨도 서구 등지에서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또 이규택 한나라당 원내총무의 보좌관인 박영규(43)씨도 수성구에 출마할 예정이고 경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이해봉 의원 보좌관을 지낸 장재원(41)씨도 북구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
대구처럼 30, 40대의 진출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다.
농촌 지역이라는 특수성이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정치에 뜻을 두고 있던 신진 인사들은 이번이 호기라고 보고 일찌감치 밭을 갈고 있다.
포항에서는 삼일그룹 부회장으로 도의원을 지낸 강석호(47)씨가 남·울릉에 대한 재도전이나 김찬우 의원의 불출마가 확실한 청송·영양·영덕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천에서는 대구지법과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임호영(46) 변호사가 지난해부터 표밭을 갈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을 목표로 하지만 무소속도 결코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영주에는 박찬종 전 의원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박성만(38) 경북도의회 기획위원장이 뛰고 있다.
무소속이었으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재선됐다.
경산·청도에도 김성하(37) 현 경북도의원이 출마를 공론화하고 있다.
김씨는 최근 박재욱 현 의원 쪽에 내년 총선 출마를 공식 통보하고 표밭을 갈고 있다.
청송·영양·영덕에는 황병우·김동권 의원 보좌관을 지낸 뒤 김중권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보좌관을 거쳐 한전 계열사인 한전기공 감사를 지낸 이재홍(49)씨가 민주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울진·봉화지역의 출마 예상자로는 대구 수성구 출마가 예상되는 주승영(46) 대구고검 부장검사와 올초 대구지법 부장판사직을 사직한 주호영(43)씨도 고향인 울진 출마 대상자로 계속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두 사람 모두 울진 쪽보다는 대구를 고려 중이라는 소문이다.
주 검사와 주 전 판사는 각각 대구 수성갑과 을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