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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얘기지만, 대구 달성공원에는 온갖 종류의 약장수가 몰려들었다.

발북치는 약장수, '으랏차차' 고함소리 요란한 차력사, 원숭이 한 마리 묶어놓고 재주를 보여주는 알약 장수…. 그 중에 가장 인기는 뱀이었다.

"에~ 애들은 가라. 이 뱀으로 말할 것 같으면…"이란 변사투의 말은 지금도 귀에 선하다.

불운의 약장수도 있었다.

혀를 날름대는 뱀과 키스하다 혀를 깨물려 죽은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해주던 아버지는 "어리한 데는 약도 없더구먼…"이라며 혀를 찼다.

"애들은 가라!"고 했지만 약장수 발치에는 늘 아이들이 몰렸다.

지금이야 컴퓨터 오락, TV, 비디오가 지천이지만 신기하기로는 약장수만한 것이 없었다.

"머리 둘 달린 뱀이 이 자리(자루)에 들었는데, 오늘 장사 봐가면서 보여주겠습니다". 그러나 전을 걷을 때까지도 그 뱀은 보여주지 않았다.

그래도 침을 삼키면서 지켜본 설렘과 흥분은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70년대 초. 경산 장터의 약장수 무대 뒤쪽이다.

천막까지 친 것으로 보아 제법 큰 약장수 공연인 모양이다.

입장하지 못한 아이들이 목이 빠져라 개구멍을 들추고 있다.

흙 묻은 고무신, 구멍난 바지, 나일론 쉐터, 단발머리에 동생을 업고 나온 아이까지… . 노란 개털 목을 한 방한화는 이때 가장 인기 있던 겨울 신발이었다.

지금 얼추 40대가 됐을 아이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올망똘망 신기해하는 표정들이 머리 뒤통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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